책을 펼쳐 들면 순식간에 나만 남습니다. 사람으로 가득 찬 한낮의 카페 한가운데 좌석에서든, 시계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울리는 한밤의 방 한구석에 홀로 기대앉아서든, 모두 그렇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고독한 경험이지만, 그 고독은 감미롭습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9
저의 서재에는 물론 다 읽은 책도 상당하지만 끝까지 읽지 않은 것도 많습니다. 서문만 읽은 책도 있고 구입 후 한 번도 펼쳐보지 않은 책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도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사는 것, 서문만 읽는 것, 부분부분만 찾아 읽는 것, 그 모든 것이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18
‘있어 보이고’ 싶다는 것은 자신에게 ‘있지 않다’라는 걸 전제하고 있습니다. ‘있는 것’이 아니라 ‘있지 않은 것’을 보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허영이죠. 요즘 식으로 말하면 허세일까요. 저는 지금이 허영조차도 필요한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정신의 깊이와 부피가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래서 영화든 음악이든 책이든 즐기면서 그것으로 자신의 빈 부분을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지적 허영심일 거예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22
영화를 보는 제 일을 정말 좋아하지만 그래도 하루에 3편 이상 보기는 힘든 것 같아요. 하지만 저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매일 12시간씩 한 달도 읽을 자신이 있어요. 그래도 전혀 질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25
어떤 일이라는 건 어떤 단계에 가기까지 전혀 효과가 없는 듯 보여요. 하지만 그 단계를 넘어서면 효과가 확 드러나는 순간이 오죠. 양이 마침내 질로 전환되는 순간이라고 할까요. 그게 독서의 효능, 또는 독서의 재미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27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가장 편하고도 체계적인 방법이에요. 그러니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책 한 권으로도 자신의 지적인 호기심을 채우는 것이 얼마나 즐거울까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28
토마스 아퀴나스라는 중세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은 단 한 권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 『독일인의 사랑』을 썼던 막스 뮐러는 "하나만 아는 자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자이다"라고 말했어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31
우리가 어떤 것을 안다고 말하려면 그것의 범주를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그 맥락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다른 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야 그것을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범주와 맥락 그리고 차이를 알아야 비로소 그것을 안다고 할 수 있는데, 한 가지만 아는 사람이라면 다른 것과 비교를 할 수 없으니까 불가능하겠죠. 삶에는 수많은 가치가 있고 그것들 하나하나가 다 소중합니다. 하지만 단 하나만의 가치, 단 하나만의 잣대를 가진 사람은 굉장히 위험한 사람이지 않을까요. 편중된 독서라면 그 양이나 시간과 별개로 문제가 있다는 거죠.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31
그런데 문학은 오랜 세월 말에 쌓여 있는 수많은 먼지 같은 것을 털어서 그 말의 고유한 의미나 다른 의미를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렇게 우리의 생각 자체이면서 표현 방식이기도 한 언어를 가장 예민하게 다루는 문학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봐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36
완독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지 않으면 책을 읽을 수가 없습니다.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재미있어야 책을 읽을 수 있어요. ‘목적 독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사람은 사실 그렇게 의지가 강하지 않아서 목적만을 위해 행동할 수 없어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그렇습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38
저의 책 읽는 습관 중 하나는 시간이 나면 닥치는 대로 읽는다는 겁니다. 책을 읽을 시간을 정해둔다면 그 시간을 지키지 못하게 될 변수가 생기는 순간 독서는 미뤄집니다. 그러니까 아예 책을 들고 다니면서 시간이 나면 언제든 읽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게 좋습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47
그러고 보면 제가 책 읽기 좋아하는 욕조와 차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혼자 있을 수 있는 좁은 공간에 들어가서 읽는 걸 즐기는 거죠.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50
책을 읽고 난 후 140자도 좋고 단 두세 줄도 좋으니 자신의 느낌을 글로 써보는 겁니다. 여유가 있다면 블로그나 SNS나 인터넷서점 리뷰로 길게도 써보는 겁니다. 쓰다 보면 다르게 말하는 법, 다르게 쓰는 법, 다르게 이해하는 법을 스스로 알게 됩니다. 자꾸 쓰다 보면 글은 스스로 제 길을 찾아가도록 되어 있거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54
어쨌든 책을 읽고 난 후 말을 하거나 쓰면서 생각과 느낌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독서 체험을 확장시키고 더 나은 독서로 이끕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56
다시 한번 무엇을 위해서 책을 읽는가 생각해봅니다. 독서 행위의 목적은 결국 그 책을 읽는 바로 그 시간을 위한 것이 아닐까요. 그 책을 다 읽고 난 순간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독서를 할 때 우리가 선택한 것은 바로 그 책을 읽고 있는 그 긴 시간인 것입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63
인쇄된 종이를 묶은 그 자체가 책이 아닙니다. 책 안의 활자에 담긴 의미들 그리고 그 사이의 침묵들이 바로 책입니다. 그러니까 내 눈앞의 이 물리적인 종이 모음집은 마음대로 다루어도 됩니다. 숭배하지 말아야 합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65
메모하면서 책을 읽으면 독서가 깊어집니다. 눈으로만 읽는 게 아니라 줄을 치고 표시를 하고 생각을 쓰는 겁니다. 이렇게 읽으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억에도 도움이 되고 사고가 확장되기도 합니다. 따로 노트나 메모장을 마련해서 적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도 또 부담스러운 일이 됩니다. 그냥 읽으면서 바로바로 책에 쓰고 표시하는 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66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책과 책을 읽을 때,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에 주목하는 게 좋습니다. 진화심리학을 예로 들어볼까요. 만약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고 싶다면 데이비드 버스의 책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진화심리학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또 책들이 대체로 쉽고 재미있습니다. 데이비드 버스의 책을 다 읽은 다음에는 헬렌 피셔의 책을 읽어보는 겁니다. 이 둘은 전체적으로 비슷한 주제를 다루기도 하지만 부분적으로 매우 상이한 면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부분은 지적으로도 더 자극이 되고 만약 겹치는 내용이 있다면 그건 중요한 핵심이라는 뜻도 되지요. 문학 분야가 아닌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한 사람의 저서를 집중적으로 읽는 것보다는 유사한 스펙트럼에 있는 다른 사람의 책을 비교하면서 읽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70
독서를 즐기는 것과 어려운 책에 도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닙니다. 어려운 책을 통해 지적인 성취감을 얻는 동시에 독서력에도 도움을 받는다면 그다음에 다른 책을 훨씬 더 즐겁게 읽을 수 있거든요. 가끔은 생소하고 어려운 분야의 책에 도전해보세요. 일단 시작해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아주 힘든 일은 아닐 겁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73
꽂아두는 데 그치지 말고 그 배열을 자주 바꿔보기도 권합니다. 식탁이나 책상의 위치만 바꿔도 집 안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잖아요. 마찬가지로 책의 위치나 배열을 바꾸면 정신의 배치가 달라지면서 전환이 됩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런 것도 독서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렇게 책들을 분류하고 그 배열을 바꾸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76
이왕 자신만의 서재를 가질 거라면, 책장을 책의 폭에 맞게 좀 좁게 짜는 것이 낫습니다. 보통 기성품 책장은 기껏해야 6단으로 되어 있는데 각 단의 높이가 좀 낮더라도 딱 책 크기에 맞게 짜서 천장까지 닿게 8단이나 9단으로 제작하는 거죠. 그러면 책을 훨씬 많이 꽂을 수 있습니다. 책과 마찬가지로 책장을 많이 사보고 실패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니 저를 믿으셔도 좋습니다. 가구점에 의뢰해서 책장 짜는 비용이 예상보다 저렴한 편이기도 하고요.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77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 서문은 본문 전체의 맥락을 효과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이면서, 그 자체로 힘 있는 멋진 글입니다. 수 클리볼드의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의 맨 앞에 붙어서 서문의 역할을 하는 어느 의사의 글은 이 복잡 미묘한 이야기를 좀 더 넓고 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80
한 사람이 책 한 권을 쓴다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하나의 주제 아래 자신의 지적인 세계를 만들어서 거기에 투사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족하고 어설퍼도 그것에 들어가는 저자의 노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다는 건, 저자가 만들어낸 지적인 세계, 그러니까 한 사람의 세계와 통째로 만나는 것입니다. 이것은 굉장한 경험입니다. -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70784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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