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6년 9월 3일
나는 새벽 3시에 카를스바트를 몰래 빠져나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나를 놓아주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8월 28일인 내 생일을 극진히 축하해 주고 싶어 한 사람들은 아마 이를 핑계 삼아 나를 붙잡아둘 구실을 마련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는 여기서 꾸물거릴 수 없었다. 나는 여행 가방과 오소리 가죽 배낭만을 꾸린 채 단신으로 우편 마차에 몸을 실었고, 아침 7시 30분에 자욱하게 안개 낀 아름답고 고요한 츠보다우에 도착했다. 위쪽 구름들은 양털 모양으로 줄무늬를 이루고 있었고, 아래쪽 구름들은 묵직하게 드리워져 있었다. 나는 이를 길조로 생각했다. 나는 견디기 힘들었던 여름을 넘기고 멋지게 가을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했다.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12시에 에거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제야 이곳이 고향 도시인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위도에 있음을 상기하고, 맑은 가을날 북위 50도 선상에서 또다시 점심을 먹는 것을 기쁘게 생각했다. - <이탈리아 기행1>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05051 - 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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