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앞에 서면 눈이 환해집니다. 침침했던 눈에서 무엇인가 걷히면서 보이지 않던 것이 보입니다. 그림은 제 눈이 어두워 보지 못하고, 제 몸이 무거워 들어가지 못했던 신비의 세계를 열어줍니다. 글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밥 먹고 잠자고 일하는 일상의 한 부분처럼 가까이하는 저에게 이미지가 형상으로 표현되는 그림은 그 자체로 하나의 신비입니다. 제게 없는 능력인지라 그림 앞에 서면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지 경탄이 절로 터집니다. 그러면 어느 순간 그림이 말을 걸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을 제 언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어떤 재촉 같은 것을 감지하지요. - <그림이 기도가 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1960 - P4

그렇다면 저를 잡아당겨 세우는 그림은 어떤 것들일까요? 생명, 자유, 용서, 사랑, 초월적인 것,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 종교적인 것들을 표현하는 그림들은 가만히 있는 저를 잡아당겨 세웁니다. 우선 화가의 삶이 그 안에 녹아 있고, 더 들어가면 화가 자신마저 넘어 저 먼 어떤 것, 인간의 눈에 희미한 어떤 것 혹은 실재가 우리 앞에 턱 놓이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것은 어설픈 종교체험보다 훨씬 강렬하게 인간을 초월적 실재 앞에 놓아줍니다. 더욱이 형식적인 예배, 틀에 박힌 기복적 기도로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할 세계를 열어줍니다. - <그림이 기도가 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1960 - P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