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거의 꿈을 꾸지 않는다. 허나 꿈을 꿀 때면, 땀에 흠뻑 젖고는 놀라서 깬다. 이럴 때는 곧장 다시금 잠을 청하지 않고 마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밤의 무방비한 마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곤 한다.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는 길몽도 흉몽도 꾸지 않았으나, 나이가 들어서는 지난 퇴적층으로부터 굳게 다져진 공포가 계속해서 나를 휘감았다. 그 꿈은 내가 겪어봤을 법한 것보다 훨씬 비극적인, 더 잘 짜여진 구성을 하고 있기에 더욱 공포스럽다.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 그 꿈속의 일이 실제로 나에게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알라딘 eBook <도어> (서보 머그더 지음, 김보국 옮김) 중에서 - P6
에메렌츠를 죽인 것은 나였다. 그녀를 죽이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구원하고자 했다는 말도, 여기서는 그 사실 관계를 바꿀 수 없다.
-알라딘 eBook <도어> (서보 머그더 지음, 김보국 옮김) 중에서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