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칠판에는 흘려 쓴 글씨가 가득하다. 가끔 내 사무실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한 장면 같아 보일 때도 있다. 나는 붓보다 분필을 선호하긴 하지만, 어떤 날은 고등수학과 추상미술 사이의 선을 넘나들기도 한다. -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109 - P150
아버지에게 MIT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하면서 "제 나이에는 이게 최선이에요"라고 말했다. 아마도 평생을 통틀어도 최선일 지도 몰랐다. 서른여섯에 MIT에 종신 재직권을 가진 교수로 취임하고, 마흔이 되면 직업적으로도 생활면으로도 안정된 생활을 할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109 - P150
다시는 내 앞에서 이게 최선이라는 말은 하지 말아라." 그 말을 할 때 보인 아버지의 치열함에 나는 깜짝 놀랐다. "자신에 대한 기대가 스스로의 한계가 되게 하면 안 돼." 그것은 아버지가 내게 한 마지막 설교였다. -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109 - P151
내가 MIT에서 일을 시작할 무렵 또 하나의 대단한 우주 장비가 개발되고 있었다. 케플러라는 이름의 망원경으로, 새로운 허블, 새로운 스피처 망원경이었다. 그 망원경은 빌 보루스키라는 물리학자가 거의 단독으로 개발한 작품이었다. 그는 설계 단계부터 트랜짓하는 외계 행성을 찾는 우주망원경을 만들겠다는, 거의 영적인 여정을 시작했었다. 망원경의 이름은 1577년 대혜성을 어린 나이에 목격한 후 우주에 매료된 독일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따왔다. 보루스키는 하늘에서 새로운 빛을 목격한 어린아이의 때묻지 않은 눈을 우리에게 주고 싶어 했다. 나는 케플러 제작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데이터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가지기 위해 제안서를 내서 나사의 승낙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2년이 조금 넘는 시점인 2009년 3월 케플러가 우주로 발사되는 순간까지의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 -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109 - P152
다시 말해서, 케플러는 수천 개의 작은 세상을 찾아내서 지구의 도플갱어가 우주에 존재할 확률이 높을지 혹은 낮을지를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109 - P154
뭔가를 향해 쌓아가야 하는 인생의 단계가 있다. 건설 프로젝트처럼 나 자신을 쌓고, 몇 년에 걸쳐 ‘할 일 목록’을 하나씩 지워나가야 하는 그런 단계. 아이들은 어렸고, 원하는 커리어는 멀리 있었고, 게다가 우주는 너무도 광대했다. 그러나 언젠가 각자 하던 탐색을 마치고, 서로를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있겠지." 나는 마이크에게 말했다. "언젠가 돈도 생길 거야. 언젠가 시간도 돈도 가질 날이 오겠지."
진심이었다. 약속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말했다. 마이크와 나는 불편한 평화 상태로 정착했다. 마치 그 약속만으로 충분하기라도 한 양 가장한 채. - <우주에서 가장 작은 빛>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29109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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