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총가虛塚歌 1


한밤중에 붉은
햇덩이 뜬다.
하늘로 가자.
하늘로 가자.

풀 눕고 모래 눕고
새들도 누운 다음.
돌아온 강물 끝에. 뻘 바람에.
지붕을 거두어.
지붕을 거두어.

우훠넘차 슬프다.
어허영차 슬프다.

네 살은 내가 안고.
내 살은 네가 업고.
청천 하늘 밝은 밤
없는 곳 없는 곳으로.

길은 동서남북.
길은 동남서북.

그림자 되어 너.
한 꿈 그림자 되어 우리 함께.
오늘도 수만數萬 잠
헛되고 헛되었으니.

-알라딘 eBook <꽃을 끌고> (강은교 지음) 중에서 - P82

진달래


나는 한 방울 눈물
그대 몰래 쏟아 버린 눈물 중의
가장 진홍빛 슬픔
땅속 깊이깊이 스몄다가
사월에 다시 일어섰네

나는 누구신가 버린 피 한 점
이 강물 저 강물 바닥에 누워
바람에 사철 씻기고 씻기다
그 옛적 하늘 냄새
햇빛 냄새에 눈 떴네

달래 달래 진달래
온 산천에 활짝 진달래

-알라딘 eBook <꽃을 끌고> (강은교 지음) 중에서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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