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스를 연기한 역대 수십 명의 배우 중에 캐릭터보다 더 희한한 이름을 지닌 유일한 배우." 2010년 BBC 시리즈 <셜록>이 방영됐을 때 처음 접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관한 묘사는 그랬다. 미확인비행물체처럼 대중의 시야에 진입한 지 몇 년 사이,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마이클 패스벤더와 더불어 대서양 양쪽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국계 남자 배우가 되었다. 규모로는 몰라도 열성으로 치면 둘째가기 서러운 팬덤도 거느리고 있다.

-알라딘 eBook <묘사하는 마음> (김혜리 지음) 중에서 - P21

정확히 말해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미남이 아니라, 옆에 있는 미남을 지루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이상한 얼굴을 가졌다. 헤어 스타일리스트를 애먹일 게 분명한 두상에 피부는 백랍이고 초록 눈은 동공이 작아 늘 눈부셔하는 듯 보인다. 때때로 라인을 그렸나 착각이 드는 입술은 남자치고 드문 큐피드 활 모양인데 본인에 따르면 어려서 트럼펫을 배운 결과라고 한다. 조명과 머리카락 색깔의 변화에 따라 그는 극히 무던해 보이는가 하면, 숭고한 조각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알라딘 eBook <묘사하는 마음> (김혜리 지음) 중에서 - P27

그런데 이 원만한 노력파 배우가 카메라 앞에 서면 섬광을 낸다. 컴버배치의 연기는 정확하되, 힘을 가하지 않아도 칼날 자체의 무게로 살을 절개하는 메스처럼 수월해 보인다. 뭐 이렇게 앞뒤가 안 맞는 남자가 있을까? 사실 이 갭이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저력이다.

-알라딘 eBook <묘사하는 마음> (김혜리 지음) 중에서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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