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마지막은 쓰레기통이라는 거지. 사라져야 해. 그것을 화랑에 들이고 박물관에 진열하고 경매하고, 그건 상품이지. 그런 것들이 나하고 통했어.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고 못하는 것들을 백남준은 했지. 수성펜으로 몽고반점 그리고 뮌헨공대 가서 대학생들 앞에서 엉덩이를 까보였지. 몽고에 가보면 텅 빈 초원만 남았다고. 자긴 그렇게 사라지는 예술을 하고 싶다고. 보통 사람은 못해. 뉴욕 한복판에 바이올린을 개처럼 끌고 가는 그런 퍼포먼스를 누가 해? 경찰이 미친 사람인 줄 알고 쫓아올 것 다 알면서.

미치지 않으면 못한다니까. 그런데 그걸 다 알고 계산한 후에 하는 행동이었어. 내가 늘 부러워한 사람이라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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