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나. 모든 아이들이 다 타고나. 천재로 태어나서 둔재로 성장할 뿐이지. 하나님이 주신 것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사는 사람들이 천재라네. 그 재능을 어머니가 줬겠어? 아버지가 줬겠어? 학교 선생님이 줬겠어? 하늘이 준 거지. 태아는 하늘이 준 재능으로 엄마 배 속에서 10개월을 살아. 그리고 태어날 시간을 스스로 정해서 나온다네. 제왕절개 수술을 하지 않는 한 그래. 아이는 스스로 태어나는 거야. 엄마의 의지로 낳은 게 아니야. 아이가 아이의 의지로 나온 거지. 생일날이 그 의지와 힘이 가장 만개한 날이야. 출생일만은 하나님이 주신 날짜 중에 내가 골라서 나온 것이거든. 그 이후로는 전부 남의 간섭과 보호를 받고 산다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36

"(혀를 차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세. 지금 내가 자네와 이 정도 대화를 하는 것도 내가 자판기가 아니기 때문이라네. 답이 정해져 있으면 대화해서 뭘 하겠나? 자네가 만약 내일 같은 질문을 한다면 내 대답은 달라져 있을지도 몰라. 그래서 오늘의 대화가 중요한 거야. 우리가 내일 이 대화를 나눴더라면 오늘 같지 않았을 걸세. 그래서 오늘이 제일 아름다워. 지금 여기. 나는 오늘도 내일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신뢰하지 않아. 신념 가진 사람을 주의하게나. 큰일 나. 목숨 내건 사람들이거든."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38

관점에 따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게 인간사인데 ‘예스’와 ‘노우’만으로 세상을 판단하거든. 메이비maybe를 허용해야 하네. 메이비maybe가 가장 아름답다고 포크너가 그랬잖아. ‘메이비maybe’ 덕분에 우리는 오늘을 살고 내일을 기다리는 거야.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38

"프로세스! 집이 아니라 길 자체를 목적으로 삼게나. 나는 멈추지 않았네. 집에 정주하지 않고 끝없이 방황하고 떠돌아다녔어. 꿈이라고 하는 것은 꿈 자체에 있는 거라네. 역설적이지만, 꿈이 이루어지면 꿈에서 깨어나는 일밖에는 남지 않아. 그래서 돈키호테는 미쳐서 살았고 깨어나서 죽었다고 하잖나. 상식적인 사고로는 이해가 안 되는 헛소리일 수도 있어. 하하."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40

인생도 그렇다네. 세상을 생존하기 위해서 살면 고역이야. 의식주만을 위해서 노동하고 산다면 평생이 고된 인생이지만, 고생까지도 자기만의 무늬를 만든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해내면, 가난해도 행복한 거라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44

"그렇지. 그게 아이덴티티거든. 자기 무늬의 교본은 자기 머리에 있어. 그걸 모르고 일평생 남이 시키는 일만 하다가 처자식 먹여 살리고, 죽을 때 되면 응급실에서 유언 한마디 못하고 사라지는 삶…… 그게 인생이라면 너무 서글프지 않나? 한순간을 살아도 자기 무늬를 살게."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46

"인간이 함께 사는 게 그렇게 힘든 거라네.
개인이 혼자 있는 것도 그렇게 힘든 거라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50

왜 어떤 이는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고 혼돈의 쓰레기 더미에서 탈출하고, 어떤 이는 스스로를 ‘폐기물’로 정리하며 더 큰 죽음의 카오스로 뛰어들었을까. 죽은 자의 정돈된 절망과 산 자의 어지러운 희망 사이에서, 나는 잠시 현기증이 일었다. 세상은 늘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가득 차 있고,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린다. 어쩌면 정리의 문제는 내 삶의 ‘컨트롤 키’에 관한 문제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53

"창조는 카오스에서 생겨. 질서에서는 안 생기지. 질서는 이미 죽은 거라네."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55

"그렇다네. 목마름을 다 채우지 않는 거지. 나는 그동안 올림픽도 해보고 희곡도 써보고 소설도 써보고 시도 쓰고 기호학도 연구했어. 각 분야에서 웬만큼 이뤄내니, 남들은 ‘저분이 하나만 하면 대단할 텐데 이것저것을 다 한다’고 안타까워해. 아니야. 나는 이것저것을 했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었어. 그러지 않았다면 재미없어서 못 했을 걸세. 그리고 정상에 오를 만하면 갈증을 남겨두고 길을 떠나지. 왜? 올라가면 끝나는 거니까."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57

"갈증이 사라질까 두려워서야. 내겐 갈증이 필요하다네. 나는 그것을 두레박 같은 갈증이라고 불러. 두레박은 물을 푸면 비워야 해. 그래서 영원히 물을 풀 수 있어. 독은 차면 그만이잖나. 채우는 게 목적이니까. 반면 두레박은 물의 갈증을 만들지."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58

그런데 알고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글은 실패한 글이라네. 지금까지 완성된 성인들 중에 글을 쓴 사람은 없어. 예수님이 글을 썼나? 공자가 글을 썼나? 다 그 제자들이 쓴 거지. 역설적으로 말하면 쓰여진 글은 완성되지 못한 글이야. 성경도 하나님의 계시를 받아 인간이 쓴 글이고. 세상의 모든 경전, 문자로 쓰여진 것은 결국 완성되지 못한 그림자의 흔적일 뿐이네. 나 또한 완성할 수 없으니 행복에 닿을 수 없어. 그저 끝없이 쓰는 것이 행복인 동시에 갈증이고 쾌락이고 고통이야. 어찌 보면 고통이 목적이 돼버린 셈이지.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61

소포클레스의 비극 속에서만 현실의 취약한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 올림픽 경기장에서만 그 스포츠가 있듯이 말일세. 올림픽을 통해서만 우리가 노동과는 전혀 다른 육체의 찬란한 움직임을 보듯이, 비극 속에서만 영혼의 진짜 움직임을 보는 거야. 그래서 그리스가 올림픽과 비극 이 두 개로 버틴 거야. -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531 - P2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