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아시아를 뭉뚱그려 하나의 집단으로 보는 유럽인들은 이 같은 일반화에 익숙하다. 김정은 얘기만 꺼내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래도 예전에 비해 나아진 것은, 적어도 동아시아 어딘가에 중국, 일본, 북한 말고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조금 늘었다는 점이다. - <오래된 유럽>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4186 - P33

철저한 분석과 디테일을 무시한 채 ‘바이러스=중국=아시아’라는 간단한 도식을 만들어내고 이를 차별의 근거로 삼는 건 ‘악의적 게으름’일 뿐이다. - <오래된 유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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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일이라도 미국에서 일어나면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유럽에서 일어나면 조용히 묻힌다. 미국의 흑인과 유럽의 흑인은 가진 목소리의 크기가 다르다. 미국의 노예제도로 상징되는 흑인 차별의 ‘정통성’ 때문이기도 하고, 미국이 가진 정치적, 경제적 파워 때문이기도 하다. "‘블랙 아메리카’는 ‘블랙 디아스포라diaspora’에 헤게모니적 권위를 갖는다. 비록 소외된 존재라 할지라도 미국에 있다는 건, 다른 지역의 어떤 흑인 그룹과도 비교가 안 되는 범위에 있는 것이다."4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유럽이 미국보다는 낫다’고 하는 건 인종 문제의 ‘내로남불’이 아닌가. - <오래된 유럽>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4186 - P39

이런 사건은 인종차별의 열매라고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자라는 토양은 일상에 스며든 차별이다. 무지, 무관심, 체념은 이 토양에 주는 비료다. 사소하다고, 더 중요한 문제가 많다고 옆으로 밀쳐둔 사이 일상 곳곳에 편견의 뿌리가 뻗어 내려간다. - <오래된 유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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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어인을 뜻하는 스페인어 모로moro는 이런 역사적 과정을 거치며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됐다. 짙은 색, 악마, 이교도, 순수하지 않은 것 등이 다 ‘모로’와 엮였다. 세례받지 않은 아이도 모로, 물을 타지 않은 진한 와인 원액도 모로라고 불린다(물을 뿌리는 신성한 세례 행위를 받지 않았다는 뜻에서). 스페인 속어로 ‘모로에 내려간다(bajarse al moro)’는 건 ‘마약을 거래하러 북아프리카에 간다’는 뜻이다. - <오래된 유럽>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4186 - P42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오셀로Othello〉는 당시 무어인이 유럽에서 어떤 존재로 인식됐는지 잘 보여준다. 이 작품의 주인공 오셀로는 무어인으로, 의심과 질투에 사로잡혀 아내를 죽인 뒤 자살한다. - <오래된 유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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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무츨리라는 캐릭터가 스위스에서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백인 산타와 흑인 시종’이라는 유럽의 오랜 전통과 관련이 있다는 점, 그리고 그 흑인 시종은 유럽에 침입한 북아프리카 무어인에 대한 공포와 증오에서 비롯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맥락을 도외시하면 편하긴 하지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하지만 스위스의 ‘전통’이라는 이 행사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 <오래된 유럽>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4186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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