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사가 처음 합법화됐을 때 반대자들은 가난한 사람이 일찍 죽도록 떠밀릴 것을 걱정했지만, 그와는 반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부유한 환자가 원하는 죽음에 먼저 도달하고 가난한 사람은 원하지 않아도 더 살아야 했다. - P70
회의가 끝나갈 무렵, 드디어 마약성 진정제와 심장약을 어떻게 배합할지 결정했다. 이들이 DDMP라고 이름 붙인 혼합약은 디아제팜diazepam, 디곡신digoxin (약해진 심장 기능을 회복하는 약-옮긴이), 모르핀, 프로프라놀롤propranolol (교감 신경 억제제-옮긴이)을 섞어 제조한다. 새로운 혼합약에 관한 문제에 있어서는 신중하게 처신하기로 먼저 합의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알려져 의사들이 자신들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 - P72
"행동을 반복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정당화를 유발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설메이시는 이런 윤리 문제에 대한 침묵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데, 의사가 한때 본능적으로 괴로워했던 일에 무감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번 무감각해지고 나면 더 다양한 환자를 죽음을 원하는 환자로 여기기 쉬우므로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바로 심리적인 ‘미끄러운 경사길‘이 의미하는 바다. 일단 도덕적 장애물을 넘고 나면 처음에는 어려웠던 일이 쉬워진다." - P89
로니는 말했다. "제가 자주 드는 비유가 있습니다. 제가 암전문의인데 기자님이 유방암에 걸렸지만 화학 요법이 피곤하고 힘들어서 그만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하는 겁니다. 저는 기자님과 30분가량 대화를 나누고 우리는 화학 요법을 중단합니다. 그들은 이런 방식을 쓸 뿐이죠. 이는 생사를 가르는 결정이고 기자님은 죽기로 한 거나 마찬가집니다. 하지만 기자님이 의료지원사를 바란다고 말하면 저는 ‘그러면 세 번 더 약속을 잡아야 하고…‘라고 설명하는 거죠."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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