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드 매터스*에게
하느님이 맺으라고 명령한 인연의 매듭을 푸는 것은 좋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여전히 야생화와 바람의 자녀들이라,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나, 아, 여전히 누이와 나에게
금작화 꽃잎 북쪽 우리나라에서 볼품 있게 피었으리라.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존 니컬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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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터슨 씨는 누그러져 미소를 짓는 법이 절대 없는 험한 표정의 사내로, 말을 할 때는 냉랭하고 썰렁하고 어색해했고, 감성은 뒷전에 밀어 두었으며, 깡마르고 훤칠하고 먼지 끼고 삭막했으나 그래도 어딘가 호감 가는 면이 있었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내놓은 와인이 취향에 맞을 때는 뭔가 명백히 인간적인 면이 눈에서 빛을 발했는데, 이것이 그가 하는 말에까지 연결되어 표현되는 경우는 없었고, 식사 후 표정에 나타나는 말 없는 신호들로 전달하거나, 더 흔하게는 그가 살면서 하는 행동들을 통해 더욱 큰 소리로 표명되는 경우들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엄격했다. 고급 포도주를 탐닉하는 자신을 견책하려고 혼자 있을 때는 진을 마셨고, 비록 연극 무대를 즐기기는 했으나 지난 20년간 단 한 번도 극장 문을 들어서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너그럽게 인정해 주는 태도를 보였다. 때로는 그들이 그릇된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며 어쩌면 저렇게 기분이 강렬하게 고양될 수 있을까 부러워하는 듯이 바라보았고, 어떤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질책하기보다는 도움을 주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나는 카인의 이단 교리* 쪽으로 기우는 편일세"라는 기괴한 말을 그는 이따금 했다. "나는 내 형제가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악마한테 가도록 내버려 두거든." 이런 입장을 취하다 보니, 그는 타락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내세울 만한 친구가 되어 주거나 마지막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운명이 된 적이 빈번했다. 막장으로 가는 이런 사람들이라도 그의 거처에 들르는 한, 별다른 기색 없이 그들을 대했다.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존 니컬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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