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는 고개만 끄덕이고 하고 싶은 말을 접어둔다. 브라켄 마을에서 과묵과 수다는 모순된 개념이 아니다. 차라리 커피 끓이는 데 집중하는 게 더 낫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226
"얼마 전에 일자리를 잃었어요." 아무렇지 않게 이런 말을 입 밖에 낸다. 이 말은 이 마을 주민이 되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 일자리를 잃은 도라는 이제 이 마을 일원이며 이곳 사람이다. 다음번엔 "난 백수예요"라는 말을 시험해볼 테지만 그러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228
적어도 지금의 그녀는 실직한 상태다. 이는 어쩜 일상을 향해 내딛는 첫걸음일지 모른다. 필터버블*과 반향실**에서 나와 진짜 삶 속으로, 그리고 프렌츨라우어베르크에선 아무도 예감할 수 없는 실제 일들이 문제가 되는 자디의 현실 세계로 들어가는 걸 거다. 어쩌면 그녀는 자신을 해고한 Sus-Y사에 감사해야 할지 모른다. 건승을 빕니다, 주자네 드림.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247
얼마 전에 여기 이 소파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고 해도 믿을 거다. 그 ‘얼마 전’이 바로 2017년 9월 22일인 것만 분명할 뿐. 그러니까 지금 도라는 버려져 아무도 살고 있지 않는 집이라는 박물관에 서 있는 것이다. 거의 3년쯤 된 스냅사진 속에, 통조림처럼 보존 처리된 과거의 한순간 속에 자리한 박물관 안에.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247
인간은 이 모든 걸, 더 나아가 이보다 더 많은 걸 생각할 수 있다. 또 인간은 정보를 왜곡하고 바꿀 수도 있다. 그러나 진실은 늘 한결같다.
-알라딘 eBook <인간에 대하여> (율리 체 지음, 권상희 옮김) 중에서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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