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면 바랄 나위 없겠으나, 그렇지 않은 날에는 하루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나는 책을 읽었다. 반성이 필요할 때는 조용히 침잠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책을 읽는 걸로 떨어져나간 자존감, 빠져나간 자신감을 메웠다(사실은 기분이 좋은 날은 기뻐서 책을 읽었고, 기분이 나쁜 날은 슬프다는 핑계로 마구 책을 읽었다). 게다가 이제는 노후까지 생각해야 한다. 준비가 전혀 안 된 것도 아니건만 노후를 생각하면 나이 든 삶에 관해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놀랄 때도 있다. 놀란 가슴 부여잡고 지나가는 책이나 하나 붙들고 읽는 수밖에.
-알라딘 eBook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지음) 중에서 - P142
피에르 바야르는 우리에게 독서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독서란 정말 책을 읽기만 하는 행위일까? 책의 내용을 잘 기억하고 요약하는 것만이 독서일까? 피에르 바야르는 독서에 관한 기존의 생각을 뒤집는다. 진정한 독서란 책과 책, 책과 독자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유에 제한을 두지 않고 총제적인 지식 지도를 그릴 수 있어야 한다고. 진정한 독서를 통해서라면 우리는 이 혼란한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알라딘 eBook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지음) 중에서 - P144
텍스트를 큰 소리로 읽을 때 자신의 목소리, 호흡, 복부 근육, 횡격막 등의 신체 기관 전부가 함께 연결되며, 그 결과 텍스트를 전달하게 된 목소리와 호흡을 만들어내려는 욕구 속에서 생명력이 도약하는 것을 스스로 발견하게 된다. 큰 소리로 읽기는 단순히 발성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사람의 정신과 육체의 교감이다. 이를 통해 침체된 기운을 회복하면서 자발적인 치유가 일어나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지음) 중에서 - P155
현대 포스트모더니즘에 지대한 영향을 지닌 소설가 중에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es가 있다. 그는 늘 여러 권의 책을 폭넓게 읽는 것보다 몇 권의 책을 새롭게 다시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러 번 말했다.
-알라딘 eBook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지음) 중에서 - P157
나는 제대로 된 글을 써보기도 전에 다른 작가의 글만 읽는 게 훨씬 현명한 일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아버린 쪽에 속한다. 이게 다 세상에는 읽어야 할 재미있는 책, 아름다운 책, 좋은 책이 많아서 그렇다. 다른 작가의 글에서 나의 체험처럼 창작의 즐거움을 추체험追體驗하는 걸로 일찍이 방향을 정할 수밖에 없던 이유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지음) 중에서 - P159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라고 했는데, 나는 하루하루는 되는 대로 살면서도 인생 전체는 성실하게 살고 싶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비현실적인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거나, 성공하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면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공연히 발이 저리기도 한다.
-알라딘 eBook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지음) 중에서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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