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36년3월7일에 태어났다. 이 문장을 몇십 번, 아니 몇백 번을 썼던가? 정말 잘 모르겠다. 꽤 오래전, 자서전 계획이 구체화되기 훨씬 전부터 이 문장을 썼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3

나는 태어났다.
처음엔 이런 식의 문장은 완전하다고, 전부 다 갖추고 있다고 인식한다. 그러나 이 문장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글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4

반면에 정확한 날짜를 적게 되면 우리는 그만 써도 된다.
나는1936년3월7일에 태어났다. 끝. 몇 달째 이 문장을 쓰고 있다.34년6개월 전부터, 지금까지도!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4

오후4시, 어쩌면 글을 쓰려고 해볼 수도 있다. 내 이야기는 명료하고(그렇게 보려고만 한다면), 내가 느끼는 막막함은 속임수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의 메커니즘이자, 수사학적 기교들이다. 제아무리 신중을 기한다 해도 계속 뭉그적거릴 수는 없다.(어쨌든 이것이 중요한 논지는 아닐 터이니.) 그래서? 어쩌면 막대한 임무 앞에 주저앉게 될지도. 그 임무는 한 번 더 실타래를 끝까지 푸는 것. 그리고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시간 동안(『장소들』14을 쓰기 위해 둔 제약을 따른다면12년 동안) 싫증이 나거나 혐오감이 느껴질 정도로 곱씹은 내 기억들로 이루어진 닫힌 세계 속에 나를 가두는 것.

-알라딘 eBook <나는 태어났다> (조르주 페렉 지음, 윤석헌 옮김) 중에서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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