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시를 노래한다. 빌어먹을 도시. 내가 살지도 않는 건물 옥상에 서서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배에 힘을 주어 시야를 가로막은 공사장을 향해 무의미한 포효를 내지른다. 실은 그 너머에 있는 도시 전체를 향해 노래하는 중이다. 도시는 알아들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7
우리는 카페에 앉아 있다. 파울루와 같이 있는 건 그가 아침식사를 사 줬기 때문이다. 카페에 있는 사람들이 계속 그를 빤히 쳐다본다. 그들의 기준에서 볼 때 뭔가 백인답지 않은 구석이 있는데 그게 뭔지 알 수가 없어서다. 나를 쳐다보는 건 내가 확실히 흑인이고, 또 내 옷에 난 구멍이 멋있으라고 일부러 낸 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한테서 냄새가 나는 건 아니지만 이 사람들은 1킬로미터 밖에서도 신탁 자금이 없는 인간의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8
그의 가르침에 따르면 이렇다. 대도시는 다른 모든 살아 있는 것들처럼 태어나고 성숙하고 노쇠하고 죽어 간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17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들어와 각자가 지닌 생소함과 특이점을 쌓아 두고 떠나고, 또 그 자리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면 구멍은 점점 더 커진다. 결국엔 점점 깊게 늘어나 주머니처럼 되고, 아주 가느다란 무언가의 실 가닥 하나로…… 무언가와 연결되게 된다. 뭔진 몰라도 도시를 구성하고 있는 무언가와.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18
꿈. 죽은 듯이 꿈을 꾼다. 묵직하고 차가운 파도 아래, 어두운 곳이 있다. 뭔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깨어나 꿈틀꿈틀 똬리를 풀더니 허드슨 강 어귀를 향해 미끄러져 나아가 바다로 사라진다.나를 향해 오고 있다. 나는 너무 나약하고, 너무 무력하고, 너무 무서워 옴짝달싹도 할 수가 없다. 포식자의 시선에 눌려 꼼지락거릴 뿐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21
도서관은 안전한 곳이다. 겨울에도 따뜻하다. 어린이 서고를 지나치게 힐끔거리거나 컴퓨터로 포르노를 보지만 않으면 온종일 노닥거려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자 동상이 있는 42번가에 있는 도서관은 그런 종류의 도서관이 아니다. 책을 빌려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도서관은 도서관이고 안전하기 때문에 나는 구석에 앉아 손에 닿는 것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한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23
그랜드 센트럴 역이 바로 저기 있다. 사랑스러운 지하철이 손짓한다. 하지만 경찰관 셋이 입구에서 노닥거리고 있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41번가로 접어든다. 렉싱턴 애비뉴를 지나자 사람은 줄지만, 대체 어디로 가야 할까? 차들을 무시하고 3번 애비뉴를 가로질러 뛴다.
-알라딘 eBook <우리는 도시가 된다> (N. K. 제미신 지음, 박슬라 옮김) 중에서 - P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