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은 1960년대 성 해방을 확고하게 만든 기나긴 거부의 역사에 마지막 한 장을 보탤 뿐이다. 나이 든 사람들은 세상 모든 연애 낙제생들이 경험하는 거절의 아픔을 똑같이 겪는다. 알아두자, 배척의 불행은 일찍부터 시작된다. 사랑은 ‘시장’이라는 단어와도 잘 어울린다. 이 장사를 하다 보면 저마다 외모, 사회적 지위, 재력에 따라 점수가 매겨진다. 잘나가는 사람은 구혼자를 떼로 몰고 다니지만 안 풀리는 사람은 거절만 쌓여간다. 그들은 실연의 단골손님, 태어날 때부터 병풍 신세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20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자유연애와 성 해방은 가장 약한 자들과 여성에게 너무 잔인했다. 그들은 그 판에서 패자일 수밖에 없었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21
50세 넘어서 극복해야 하는 터부가 뭘까? 그때부터는 외설 행위보다 ‘우스운 꼴’이 더 무섭다. 뭡니까, 아직도 그러고 살아요? 아직도 충동과 욕망에 매여 삽니까? 한바탕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욕정에 빠진 할머니도, 흉측한 늙다리도 반감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사람들에게 성은 계제에 안 맞는 일, 흔적조차 남기지 말고 치워야 할 짓거리다. 나이가 들면 정념의 혼란에서 비로소 자유로워진다는 믿음은 얼토당토않다. 60세에도 20세처럼 사랑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22
우리는 변하지 않건만 우리를 바라보는 남들의 시선이 변한다. "노년의 비극은 아직 젊다는 데 있다"고 오스카 와일드는 말했다. 같은 감정, 같은 번민, 같은 열망이지만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우리의 요구는 이제 금기시된다. 심장은 15세 때나 70세 때나 얌전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지만, 70세에도 그러고 있으면 안 되는 거다. 노인은 젊은이처럼 미끈하고 멋지지 못해 괴롭지만 그 괴로움은 계제에 맞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22
노년은 이중의 유토피아를 구현한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죽음의 대기실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마침내 내면의 혼란과 성욕에서 자유로워지는, 있을 법하지 않은 공간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