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밝아 오는 먼동의 흔적만으로는 하루의 궤적에서 차지하는 지금의 위치를 가늠하기 어렵다. 서재 벽면에 걸린 시계의 바늘이 아니라면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지금이 언제인지, 어디까지 온 것인지 제대로 알 길이 없다. 하긴 이런 막막함이 겨울의 매력이기도 하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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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대기도 전에 밀려든 커피 향기에 부스스 몸이 깨어난다. 오밀조밀 너무 선명하게 그려지는 기억은 그것이 분명한 것이라 여겨야 할 가치가 없을 때가 있다.

뉴욕의 겨울이 아무리 길고 차갑다고는 하지만 그리 냉랭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갓 내린 에스프레소 커피의 짙은 진갈색 크레마가 뉴요커의 검정 슈트를 떠올리게 한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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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은 뉴욕의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뮤지컬이다. 타임스스퀘어에서 겨우 일 분 정도 떨어진 마제스틱 극장(Majestic Theatre) 앞에는 공연 시간에 맞춰 긴 줄이 생겨난다. 이 줄 사이를 사람들을 피해 가며 이리저리 걷는 것도 좁은 브로드웨이를 지나가는 재미이기는 하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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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에 시작된 〈오페라의 유령〉 공연은 이미 10,000회를 훌쩍 넘어서 지금까지 공연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중에서 가장 많은 공연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도 공연은 세계 4대 뮤지컬 중에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음악과 무대, 내용과 배우의 수준까지 작은 것 하나에서도 실망거리라곤 찾아볼 수 없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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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트파크의 겨울 카페에 앉아 아이스링크에서 얼음을 지치는 뉴요커와 빌딩 숲을 바라보는 것은 맨해튼 겨울나기의 아름다운 일상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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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 맞춰 뉴욕을 찾은 이라면 록펠러센터(Rockefeller Center)로 들어가는 길에 펼쳐져 있는 겨울 장식에 빠져들기 마련이다. 맨해튼 크리스마스의 상징인 록펠러센터의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와 그 아래의 야외 아이스링크, 그리고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채널가든(The Channel Garden)을 꾸민 겨울 장식은 5번가의 겨울 불빛과 함께 맨해튼 겨울 풍경의 진미라고 할 수 있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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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카프카와 검은 까마귀를 쫓아다니게 하는 문제의 공간이다. 콘크리트 바닥에 눌러 붙은 땟자국에서는 까마귀의 검은 발자국이 찾아지고 건물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서는 까마귀의 검은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아마도 카프카의 이미지를 ‘검정’이라는 색에 연결시켰기 때문일 수 있다. 검정이란 어떤 색인가. 검정은 뉴욕의 색이고 까마귀의 색이며 또한 카프카가 글을 쓰던 깊은 밤의 색이기도 하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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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에서 카프카(Kafka)는 체코어로 검은 까마귀(Kavka)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이것만으로도 체코와 카프카 그리고 검은 까마귀, 이 세 개의 개체들 사이엔 결코 떼어낼 수 없는 인연의 끈이 단단하게 매어져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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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기억은 실체가 희미한 현상에게조차 지식이란 이름표를 붙여 버릴 때가 있다. 지혜란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지식에다가 또 다른 희미한 현상을 실마리 삼고 채색과 변형을 거쳐 마치 현재의 본질인 양 구성해 낸 또 다른 현상에게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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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말처럼 "존재한다는 것은 그곳에 있다는 것만이 아니라 그곳에 속한다는 것"이라면 나는 지금 뉴욕의 거리에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 <뉴욕읽기, 뉴욕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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