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마주하는 여러분의 첫 식사가 조금은 달리 보이길 바랍니다. 부디 대충 때우는 한 끼가 아닌 나를 챙기는 따뜻한 감각으로 자리하길 빕니다. 결국 모든 건 잘 먹고 잘 살기 위함이니까요.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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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를 맛있게 먹으려면 대체로 요리를 해 먹는 게 유리하다. 생으로 먹을 때보다 맛이 훨씬 깊고 풍부해진다. 때로는 토마토가 어떤 운명을 타고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토마토는 기름으로 요리를 했을 때 몸에 좋은 성분인 라이코펜의 흡수율이 높아지는데, 그 맛도 어쩜 올리브 오일과 찰떡궁합이다. 토마토와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만 있으면 이렇게 편하고 맛있고 몸에도 좋은 음식이 탄생한다니, 자취인의 희망이 따로 없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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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권에서는 만드는 방식과 이름이 조금씩 다른 토마토 수프들이 있다. 헝가리의 굴라쉬, 이탈리아의 미네스트로네, 러시아의 보르쉬 등등.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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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뜨끈한 토마토 수프가 있다면 여름에는 가스파초가 있다. 스페인의 냉 토마토 수프다.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이라 너무 더워 기력이 없을 때 오이냉채나 냉면처럼 먹는 편이다. 스페인의 여름 보양식이랄까.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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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은 날에는 브리 치즈나 카망베르 치즈를 사다가 6등분해서 마른 팬에 살짝 굽는다. 치즈가 살짝 녹으면 접시에 옮겨 담고 그 위에 견과류를 얹고 꿀을 뿌린다. 먹는다. 감탄한다. 와인을 딴다. 천국! 애용하는 치즈 사이트에서 알게 된 방법인데 몇 년째 우울한 날의 특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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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은 일요일 낮이고, 나는 냉장고에 있는 뮌스터 치즈와 미몰레뜨 치즈,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뚝뚝 떼어가며 낮술을 하고 싶은 생각에 침을 꿀꺽 삼키고 있다. 그거면 돌아오는 한 주도 조금 더 힘을 내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 모두 힘내서 오늘 하루도, 치-즈.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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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달달한 종류의 식재료라면 무엇이든 넣어도 좋다. 요거트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은 재료들을 너르게 안아준다. 나는 그런 요거트의 너그러움을 좋아한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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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차지키 소스’다. 그릭 요거트에 다진 마늘과 다진 오이, 올리브 오일, 레몬즙, 소금, 후추를 섞는 소스로, 오이의 아삭함과 마늘의 알싸함, 올리브 오일의 부드러움, 요거트의 산뜻함이 중독적이다. 진짜 맛있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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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묽기와 형태와 종류로 수많은 식재료를 부드럽게 품에 안는 요거트가 대책 없이 좋다. 이 요지경 세상 속에서도 요거트만 있으면 조금 더 든든하고 건강하고 너그럽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차오른다. 좋아, 내일 아침도 역시 요거트 볼이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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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요리를 즐기는 유형과 차라리 설거지를 택하는 유형.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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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 재고가 바닥나면 조마조마해지는 식재료가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그게 바나나다. 매거진에 칼럼까지 쓰며 프루테리언임을 선언할 만큼 과일을 신봉하던 시절, 나의 메인 디시는 바나나였다. 검은 반점이 적당히 피어오르기 시작한 바나나가 집에 있다는 걸 떠올리면, 냉장고에 한우나 보리굴비가 가득 차 있는 것 못지않게 만족스러웠다. 잘 익은 바나나를 한 입 베어 물면 감탄부터 나온다. 어쩌면 이렇게 포근하고 달콤할 수 있을까. 가히 천국의 맛이다. 그냥 까 먹어도 맛있지만, 스테이크처럼 포크와 나이프로 잘라서 먹기도 하고, 로메인이나 방울토마토를 곁들여 먹기도 하고, 심심하면 구워 먹기도 했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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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은 나를 바나나에 미친 괴짜 정도로 취급했지만, 바나나를 메인으로 한 과일을 주식 삼으며 좋았던 건 ‘오늘 뭐 먹지’의 강박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었다는 점이다. 옷과 가방, 책만 정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삶 전체가 진정한 미니멀리즘의 경지로 접어드는 것 같았다. 완전 신세계였다. - <요즘 사는 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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