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시험 삼아 살아본다. 삶은 무엇보다 일종의 실험이다. 삶은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쭉 나아가는 게 아니라 에둘렀다가 홱 질러가고 똬리 속에 이전의 과정을 품는다. 우리는 이렇게 기간도 각기 다르고 치열함도 각기 다른 삶의 시기들을 거친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4
출생을 제외하면 인생에서 절대적 기원이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재생, 엇나감, 미끄러짐은 무수히 많다.13 그런 것들이 우리의 통행증, 각자 탐색하고 헤매다가 다시 시작해도 된다는 허가증이다. 모든 실패는 새로운 시도의 도약대다. 행복한 삶은 불새와 비슷해서, 자기에게 맞서 일어나 주어진 바를 태우고 그 잔해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거듭한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5
황혼의 인디언 서머는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기의 딜레마를 재연하는 면이 있다. 창조적인 신념, 만들어진 미덕, 수많은 가능성 앞에서의 어질어질한 망설임이 자기 안에서 되살아난다. 황혼은 새벽을 닮아야 한다. 비록 그 새벽이 새로운 날을 열어주지 않을지라도 말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5
모두의 영원한 의문은 이것이다. 흐르는 시간의 파괴성을 창조성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6
삶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지력이 쇠하지만 예술가들은 여기서 잃은 바를 저기서 얻는다는 법칙 말이다. 그들은 느릿한 젊음을 따라가면서 무덤 앞에 이를 때까지 더욱 강해지고 쾌활해지고 과감해진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6
니체는 베토벤의 음악이 "거듭 죽어가는 단말마의 늙은 영혼과 거듭 태어나는 아주 어린 영혼의 산물"이라고 했다. "그의 음악은 영원한 애도와 날개를 편 영원한 소망의 명암에 젖어 있다."15 백조가 죽기 전 한 번 부른다는 노래는 서곡이요, 결론인 동시에 서문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6
노년은 으레 노망과 저주라는 이중의 함정에 빠진다. 트집쟁이, 투덜이, 꼰대가 우리 안에서 조금이라도 수가 틀어지면 당장 튀어나올 준비를 하고 있다. 몽테뉴는 이런 병을 "영혼의 주름"이라고 불렀다. "늙어가면서 시어지고 곰팡내 나지 않는 영혼은 없으며, 있다 해도 몹시 드물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79
우리는 나이를 먹되 마음이 늙지 않게 지키고, 세상을 향한 욕구, 기쁨, 다음 세대에 대한 호기심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쇼펜하우어나 시오랑처럼 염세적인 사상가의 글에서도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다. 생에 대한 그들의 열렬한 비판은 흡사 거꾸로 된 사랑 고백처럼 읽힌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80
어딘지 모를 곳에서 와서 누구인지 모를 자로서 살며 언제인지 모를 때 죽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가는데도 나 이토록 즐거우니 놀랍지 않은가. —마르티누스 폰 비버라흐(16세기 독일의 성직자)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81
마르크스는 이런 말을 했다. "세계사의 위대한 사건과 인물은 두 번 반복된다.(…) 한 번은 커다란 비극으로, 그다음은 우스꽝스러운 희극으로."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83
사르트르도 이렇게 말했다. "공허한 시대는 이미 만들어진 눈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기를 선택한다. 그러한 시대는 다른 시대의 발견을 다듬는 것밖에 못 한다. 눈을 가져온 자는 그 눈에 비치는 대상도 가져오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83
부모나 교육자는 두 가지 가르침을 전한다. 첫째는 공식적인 가르침, 대놓고 설파하고 옹호하는 원칙이나 가치관이다. 그런데 의도하지 않았으나 자기도 모르게 생활 태도나 인간관계에서 풍기는 두 번째 가르침이 공식적인 가르침과 정반대일 수도 있다. 자손이 모방 본능을 좇아 암묵적인 행동 수칙을 자연스럽게 따라 하고 공식적인 가르침은 쓸데없는 것처럼 여기고 무시할지도 모른다. 부모는 모두 원하든 원치 않든 자식에게 닮음을 전달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가 싫어했던 아버지, 우스꽝스럽거나 가증스러워 보였던 어머니를 결국 닮게 된다. 그들의 괴벽이 우리에게 옮아오고 그들의 고약한 말버릇, 자주 쓰는 표현이 우리 입에서 튀어나온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84
모든 아이는 부모를 상징적으로 지우면서 성장한다. 자식은 부모의 가르침을 왜곡하거나 아예 잊을 것이다. 그러나 나중에는 나름대로 괴로워하면서 자신의 신경증 혹은 환상을 자식에게 전달할 것이고, 자식은 그것들을 부정할 것이다.
-알라딘 eBook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중에서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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