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은 시장경제의 특성과 결함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시장은 인간의 ‘필요(need)’가 아니라 지불능력이 있는 소비자의 ‘수요(demand)’에 응답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26
만인이 저마다 자기 욕망을 충족하게끔 허용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사회 전체의 부를 최대로 키워준다고 한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이론은 틀리지 않았다. 19세기의 자유방임 자본주의는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끌어 올렸다. 스미스의 이론은 지금도 ‘대체로’ 옳다고 할 수 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27
시장경제는 경쟁과 혁신을 통해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체제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28
대공황은 이러한 믿음을 흔들었다. ‘보이지 않는 손’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무정부성’을 가리키는 말 같았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29
그들은 19세기 초 프랑스 경제학자 장 바티스트 세(Jean-Baptiste Say)가 제출한 가설을 절대 진리로 여겼다. 오랜 세월 ‘법칙’이라고 했던 세의 가설이 경제학계에서 누린 지위는 ‘평행선 공리(公理)’가 유클리드 기하학에서 차지한 지위에 견줄 만하다. 한 사회 최종생산물의 가치는 임금·이윤·이자·지대 등으로 분배된다. 현대적으로 표현하자면, 생산국민소득과 분배국민소득은 언제나 같다. 따라서 모든 상품을 너무 많이 생산한 경우는 있을 수 없다. 사회의 총공급은 같은 크기의 총수요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어떤 상품이 너무 많이 공급됐다면 틀림없이 적정량보다 적게 생산된 다른 상품이 있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30
그러나 세의 가설에는 한 가지 약점이 있었다. 민간가계는 소득의 일부를 소비하지 않고 저축한다. 따라서 사회의 최종생산물이 모두 민간가계에 분배된다 하더라도 총수요가 총공급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자가 항구적으로 최저 생존수준의 임금을 받는다고 본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주목하지 않은 문제였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그 문제를 우아한 방법으로 해결했다. 사회의 총수요에는 민간가계의 소비지출뿐 아니라 기업의 투자지출도 들어 있다. 투자지출은 공장과 기계를 포함한 ‘생산재’를 만들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이다. 여기에도 가격시스템이 작동한다. 저축이 투자보다 많으면 자본시장은 공급과잉 상태가 되고 이자율이 하락한다. 이자율 하락은 민간가계의 저축 감소와 기업의 투자 증가를 유발해 자본시장의 공급과잉을 해소한다. 반대로 투자가 저축보다 많으면 이자율이 상승해 투자는 줄고 저축은 늘어난다. 상품시장의 작동 원리와 마찬가지로 자본시장도 이자율 등락을 통해 일시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새로운 균형을 찾는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31
케인스의 이론에 따르면 순수출은 사회적 총수요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만약 어느 한 나라만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쓴다면 그 나라는 순수출을 늘려 총수요를 증대하고 경기를 진작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그렇게 하면 어느 나라도 순수출을 늘리지 못하는 가운데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다. 모든 나라의 사회적 총공급이 줄어들어 경기가 더 나빠진다. 이웃 나라를 가난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자기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 수는 없다. - <거꾸로 읽는 세계사>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48661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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