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보존의 법칙은 중학교 물리 시간에 배우는 내용이다. 에너지는 그 모양이 바뀔 뿐 총량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원리에 의하면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는 서로 바뀔 뿐 에너지 총량은 변화가 없다. 식으로 나타내면 mgh = 1/2 × mv2이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70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위치에너지 값이 커지려면 상층부에 큰 덩어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과시를 하기 위해서는 건물을 가분수 형태로 지어야 한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74
이같이 집을 짓는 건축 행위는 동물의 본능이다. 그러나 인간의 건축에는 자연 속의 건축에는 없는 특징이 있다. 인간은 안식처를 만드는 것 외에 형이상학적인 목적만으로도 건축을 한다는 점이다. 형이상학적 목적으로 지어진 최초의 건축물은 기원전 1만~8천 년경에 만들어진 ‘괴베클리 테페’다. 터키 남부에 위치한 이 건축물은 장례식을 위한 것이었다. 수렵 채집 시대의 사람들은 먹을 것을 찾아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당연히 건축물이 없었다. 그러다가 괴베클리 테페 같은 건축물을 짓기 위해서 장기간 정착하며 공사에 몰두해야 했고, 그러면서 원시적 형태의 농사를 시작했다. 이후 농경 사회가 정착되면서 건축의 발달은 가속도가 붙었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80
이후 대표적인 형이상학적 목적의 건축물은 메소포타미아의 지구라트와 이집트의 피라미드다. 지구라트는 신전이고, 피라미드는 무덤이다. 괴베클리 테페와 마찬가지로 둘 다 사후세계와 연관되고 종교적 색채가 강한 건축물이다. 이 두 대형 건축물은 그것들을 건축한 사회의 통합을 이끌었고 문명을 꽃피울 수 있는 공통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의 제국들은 건축으로 종교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강력한 중앙집권 사회를 만들 수 있었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81
역사를 보면 시기적으로 오래된 종교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종교지만 더 넓은 지역으로 전파된 종교는 유대인과 이슬람 같은 유목 민족의 종교다. 그 이유 중 하나가 유목 민족의 종교는 건축보다는 운반 가능한 경전이라는 소프트웨어에 집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82
건축은 종교를 강화하는 장치지만 텍스트인 경전은 종교의 전파에 효율적인 미디어다. 그래서 세계적 규모의 종교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모두 각각 성경, 코란, 불경 같은 소프트웨어인 책을 중요하게 여기는 종교들이다. 물론 종교가 전파된 후 그 지역에서 뿌리내리고 강화되는 데 결정적인 작용을 하는 것은 성당, 사원, 절 같은 건축물이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83
후발 주자인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건축에 기초한 선배 종교들을 앞설 수 있었던 것은 인류 문명에서 건축보다 뒤늦게 자리 잡은 문자 체계와 결합한 덕이다. 문자, 양피지, 종이의 결합은 종교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건축과 문자의 경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83
하지만 건축가의 관점에서 조금 다른 각도로 보면 한국 기독교가 부흥한 또 다른 이유는 기독교가 새로운 종교 건축 유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상가 교회’다. 상가 교회는 상업 시설에 종교가 들어가는 전무후무한 종교 건축의 형태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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