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놀라운 사실은 이 건축물이 기원전 7천 년경에 시작된 농업혁명 이전에 지어졌다는 점이다. 도시 발생에 관한 기존의 정설은 수렵 채집의 시기가 지나고 농업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이 한곳에 머물러 살게 되어 도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괴베클리 테페의 발견으로 이 순서가 뒤바뀌게 되었다. 괴베클리 테페는 농업혁명이 시작된 시점보다 수천년 먼저 지어졌다. 이 건축물을 지으려면 60~70명의 사람이 6개월에서 1년 동안 매달려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게 오랜 시간 건축물을 지으면서 한곳에서 생활하려면 지속적인 식량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원시적인 형태의 농업이 시작됐다는 가설이다. 농업으로 건축이 시작된 게 아니라, 건축을 하기 위해 농업을 시작한 것으로 시각이 바뀌었다. 즉 인간이 사후세계를 믿기 시작하자 의식을 치르기 위해 괴베클리 테페 같은 신전을 건축해야 했고, 그러다 보니 농업이 시작된 것이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8
‘아파트 단지’별로 주민들이 나뉘는 것처럼 현대인들은 끼리끼리만 모이는 ‘SNS 단지’에 갇혀서 바깥세상과 소통을 못하고 있다.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하고만 소통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이 가장 옳다고 느낀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자신과 조금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맹공격을 퍼붓고, 이런 폭력적 행위는 생각의 다양성을 죽이고 양극화 현상을 만들고 있다. 학교에서 생겨나는 ‘왕따’ 현상의 원인을 심리학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누군가가 한 사람을 왕따시키고 공격하면 중립적인 위치에 있던 사람들도 자신이 왕따의 대상이 될 것이 두려워 함께 왕따 공격에 동참한다는 것이다. 지금 한국 사회의 단면이 그렇다. 누군가가 극단적인 성향을 띠면 중간층의 사람들은 눈치를 보게 된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익명성은 인간의 숨어 있던 폭력성을 극대화시켰고 이는 갈등과 반목을 양산했다. - <어디서 살 것인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47187 -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