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생각하며 이 글을 씁니다. 그 사람은 책을 읽고 있습니다. 때로는 고통스럽지만, 책을 읽어야만 얻을 수 있는, 눈에서 시작하여 뇌를 거쳐 몸으로 전달되는 대체 불가능한 전율을 맛본 사람입니다. 그 사람은 발견되지 않은 보석 같은 책을 찾겠다고 서점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책이 나지막하게 말을 거는 서점이라는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예외적인 편안함을 만끽합니다. 우리 시대의 희귀종 ‘읽는 사람’의 일원인 제가 또 다른 ‘읽는 사람’인 당신을 생각하며 이 책을 씁니다.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4
교육받을 기회가 없었기에 책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던 1세대, 1세대의 전폭적인 지원 덕택에 교육받을 수 있었고 그래서 책을 쓰는 사람이 되었던 2세대, 보편화된 대학교육을 받았지만 책을 읽을 수 있는 삶의 조건을 누리지 못하는 3세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 사회의 3대代 풍경입니다.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14
《인생극장》의 인세, 《인생극장》으로 받은 전숙희 문학상의 상금 그리고 강연료를 부모님 세대의 한계를 뛰어넘고, 그 자녀 세대의 성과를 공유하고, 조카 세대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공간이 니은서점입니다.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15
그렇게 말했지만, 엄마도 여기 소식이 궁금하지? 있었던 일 중에서 엄마가 기뻐할 소식을 하나 전할게. 엄마가 기다리던 책 《인생극장》이 출판되었어. 엄마, 책 나오면 출간행사 같이 다니고 싶어했잖아. 나 혼자 전국 방방곡곡으로 강연을 다녔어. 강연료로 연신내에 서점을 차렸어. 그리고 식구들의 성을 따서 ‘니은서점’이라고 이름 지었어. 니은서점을 보신다면 아버지는 이렇게 말하실 거야. "딱 니 어머니가 좋아하실 곳이다." 혹시라도 아버지와 함께 있으면 아버지에게도 소식 전해줘.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서점에 놀러 와. 엄마가 앉던 의자도 여기 있고 엄마 모자, 아버지가 낚시 가실 때 쓰던 칼도 여기 있어. 그리고 당연히 엄마, 아버지 사진이 서점에서 제일 좋은 위치에 놓여 있어. 그러니까 미국이 아무리 좋아도, 그래도 가끔 아버지와 함께 와서 서점 구경하고 가.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20
저의 서점은 대학과 사회를 잇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는 공간, 사회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생활인이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27
바텐더는 바bar라는 단어와 ‘부드럽게 하다, 소중히 하다’라는 뜻의 ‘텐더tender’라는 단어가 결합된 말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책book을 어렵게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책을 ‘부드럽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서점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 사람을 북텐더booktender라 부르기로 했고 저는 니은서점의 북텐더가 되기로 했습니다.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29
북촌이 안 되면 서촌은 어떨까 해서 서촌으로 갔다가 동네에 딱 어울리는 한옥 서점 ‘서촌 그 책방’을 발견해서 대표님께 인사하고 커피만 얻어마시고 나왔습니다. 서촌은 서점을 잘 포근하게 안아줄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요. 아쉽게도 서촌 그 책방이 있으니까 서촌에 서점은 더 필요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이러다 잘될지도 몰라, 니은서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553135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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