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3년간의 법관 생활을 마무리하는 명예퇴임식장에 앉아 나는 『여행 말고 한달살기』 구매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비싼 서울 물가를 감안하면 여기서의 생활비 정도로 충분히 ‘한 달 살기’를 할 수 있는 멋진 도시들이 아직 세상에 많다는 사실에 가슴이 뛰었다. 어느 로펌으로 가느냐는 질문에 ‘집으로’ 간다고 답했고, 어떻게 살 거냐는 질문에 여행하고 글 쓰며 살겠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황당해했다.

-알라딘 eBook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7

뭐랄까, 세상이 굶주린 내게 손바닥을 내밀며 ‘기다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낯선 자들을 바이러스 취급하며 벽을 높게 세운 세계에서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떠돌이 삶’이란 자유가 아니라 공포일 뿐이었다.

-알라딘 eBook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8

당연하게 누렸던 일상을 그리워할수록, 그걸 지탱해왔던 기둥들의 무게가 새삼 느껴졌다. 우리는 약속, 규칙, 양보, 거래, 상호이해, 자제, 존중의 힘으로 배낭을 메고 낯선 도시로 떠날 수 있었고, 한밤중에 길거리에서 떡볶이를 사 먹을 수 있었다.

-알라딘 eBook <최소한의 선의> (문유석 지음) 중에서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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