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그는 일종의 시지각 이상증을 겪는 사람들로 현 미성년 인구의 최대 5퍼센트 정도로 추정된다. 왼손잡이 정도로흔한 셈이지만 마리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모그를 직접 만난 적이 없었다. - P62

"플루이드는 공간상에서의 위치 좌표를 알려줘요. 실제로 라벨을 눈으로 보는 건 아니에요. 대신 그 위치를 플루이드가 전달해주는데, 숙달되면 전달받는 좌표만으로 머릿속에 눈앞의 모습을 그릴 수 있어요." - P68

한번은 마리가 자신의 감각 보조 장치인 플루이드에 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었다. 플루이드는 완전히 새로운기술은 아니었다. 예전에 이미 개발되었던 루트칩을 개량한 것에 가까웠다. 루트칩이 세계의 모든 연결망을 대체할것처럼 다들 떠들어대던 시기가 있었다. 나도 그 물결 속에있었다. 루트칩은 피부 안쪽에 삽입하거나 머리에 부착하는 외장 장치를 이용해 감각 신경을 자극하는 신경 칩으로,
모든 사람을 상시적인 온라인 상태에 두는 기술이 상용화된 최초의 사례였다. - P72

상시로 연결된 느낌을 받는 것과, 실제로 늘 연결되는것은 달랐다. 자아와 외부 세계를 분리할 수 없게 되자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결국 루트칩은실패한, 혹은 너무 시대를 앞서간 기술로 남았다. - P73

루트칩의 부작용은 감각계로 직접 전송되는 과다한 신호가 뇌에서 과부하를 일으켜 발생했다. 그런데 플루이드는 감각 신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각 정보를 과감히 생략하면서 그 문제를 피해갔다. 모그의 부모 세대 개발자들만든 1세대 플루이드는 모그들을 위한 감각 보조 장치로처음 도입되었다. 모그들은 상시 접속 상태에서, 외부의 시각 정보를 다른 감각 정보로 변환하여 전달받을 수 있었다.
방대한 양의 정보처리는 네트워크상에서 이루어졌다. 플루이드의 도입은 모그들의 교육 수준을 고도로 끌어올렸다. - P73

마리는 친구들과 함께하려고 했던 사업이 바로 플루이드의 다음 단계를 개발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우리는 플루이드에서 그 이상의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플루이드의 원리가 우리를 항상 접속 상태로 두는 것이라면, 플루이드는 사고의 도구가 될 수도 있어요. 그게 원래루트칩의 역할이기도 했고요. 약간의 개조를 거치자 어떤종류의 감각을 그대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도 가능해졌어요. 플루이드는 감각 신경에 직접 연결되니까, 중간매체를 거칠 필요가 없는 거예요." - P74

"저는 선생님과 제가 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이건 같은 춤이 아니에요. 그래서 사람들이 무엇을 기대하든 무시할 수 있어요. 어차피 그들은 제가 뭘 하는지 모르니까요."
마리는 무신경하게 말하며 팔을 다시 한번 뻗었다. - P79

마리는 단지 몸의 감각을 추출하고 있을 뿐이었다.
플루이드를 완성하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을 전환시키기위해, - P91

나는 플루이드가 완벽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취할 수도 있었던 어떤 소통의 형태였다고 생각한다. - P95

마리는 여전히 목각인형처럼 춤을 출 것이다. 동작들은 허공에 계산된 궤적만을 긋고 사라질 것이다. 아름다움은 표면 아래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보여지는 것은 이제 누구에게도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파편들 속에서 모든 감각이 선명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수많은 목소리를 들었다. 마리가 이곳에 남긴, 어느 하나도 결코 같지 않던 목소리들을.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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