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못 견디게 지겨워졌던 찰나 연재는 정해진 레일을 이탈했다. 하필 견딜 수 없었던 그날이 체육대회였던 건 유감이었지만. 연재는 커브길에서 방향을 틀지 않고 그대로 질주했다. 사방이 고요해졌다. 힘차게 응원하던 소리가 멀어져서 들리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연재의 돌발 행동 때문에 모두가 얼어붙은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연재는 그저 더 빨리 뛰라는 목소리가 지겨웠을 뿐이고 그렇게 레일을 벗어나 학교 정문을 통과해 막다른 길이 나올 때까지 계속 달렸다. - <천 개의 파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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