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의 등에 앉아 달릴 때마다 콜리는 숨을 쉬었고, 호흡이 생명의 특권이라면 콜리는 그 순간만큼 생명이었으며, 생명은 살아 있는 존재라는 뜻이었다. 콜리는 살아 있었다.
콜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투데이가 달릴 때만큼은 살아 있다. 그렇다면 살아 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 <천 개의 파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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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날, 관중석이 꽉 찬 늦여름의 경기에서 콜리는 스스로 낙마했다. 투데이가 콜리의 무게를 힘겨워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로에 선 이상 투데이는 멈추지 못할 것이며 이 상태로 완주했다가는 영영 다리를 잃을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실격시키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콜리는 짧은 순간 완주해야 한다는 존재 이유와 투데이를 살려야 한다는 규칙 사이에서 고민했다. 그리고 길지 않은 시간을 들여 후자를 선택했다. 투데이를 지켜야 한다.
콜리가 푸른 하늘이 펼쳐진 스크린을 바라보다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을 찾았다. 콜리가 트럭을 탔을 때 처음 마주했던 햇빛처럼, 좁은 틈을 밀고 서로 들어오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이었다. 스크린이 없다면 더 좋았을 텐데. 투데이와 주로가 아닌 초원을 달릴 수 있다면 더 즐거웠을 텐데…. - <천 개의 파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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