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렌까, 저는 믿어요. 당신의 천사같이 착한 마음씨를 믿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석영중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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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은 까다로운 법이죠. 선천적으로 그래요. 이미 옛날부터 느끼고 있던 일입니다. 가난한 사람은 까다로워요. 가난한 사람은 보통 사람과 다른 눈으로 세상을 쳐다보고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곁눈질로 쳐다봅니다. 주변을 항상 잔뜩 주눅이 든 눈으로 살피면서 주위 사람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신경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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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류 작가들의 말대로라면, 가난한 사람이 가진 것은 모두 옷을 뒤집어 보이듯 세상에 드러나야 하기 때문이죠. 그들 말대로라면 가난한 사람에게는 성스러운 것도 있어서는 안 되고 자존심이니 뭐니 하는 것도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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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자기가 돈을 거저 주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들은 가난한 사람을 구경한 대가를 치른 것뿐이에요. 요즘은 선행이라는 것도 이상한 방식으로 행해지고 있더군요……. 어쩌면 항상 그래 왔던 건지도 모르고, 그걸 누가 알겠습니까? 그들은 아예 선행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든지, 아니면 굉장한 전문가들이겠죠. 둘 중의 하나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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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렌까, 당신이 제 무례한 언사를 용서하신다는 조건하에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가난한 사람에게 비어져 나온 발가락과 다 해진 팔꿈치는, 예를 들자면 당신에게 처녀성과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커다란 부끄러움이란 말이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당신이 ─ 제 무례한 표현을 용서하십시오 ─ 옷을 벗으려 들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은 누가 자기의 누추한 집을 들여다보거나 가족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그런 거라고요. 그런데, 바렌까, 당신마저도 정직한 사람의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으려는 제 원수들과 한패가 되어 제게 모욕을 주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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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렌까, 당신을 돕지 못하면 그것은 곧 저의 죽음입니다. 깨끗이 죽음을 택하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당신을 돕게 되면 당신은 어린 새가 둥지를 떠나듯 제 곁을 떠나시겠군요. 몹쓸 부엉이와 맹금들이 쪼아 죽이려고 했던 어린 새처럼 말입니다. 제가 괴로운 것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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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렌까, 솔직히 말해서 저는 지금 더 이상 가난할래야 가난할 수도 없을 만큼 가난합니다. 이전엔 단 한 번도 이 정도로까지 상황이 악화된 적은 없었습니다. 집주인 여자는 저를 업신여기고 이젠 아무도 저를 존중해 주지 않습니다.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거예요. 빚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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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까르 알렉세예비치, 당신은 정말 성격이 이상하세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당신은 너무 민감하게 가슴속으로 받아들이신다고요. 바로 그런 성격 때문에 당신은 항상 매우 불행한 사람이 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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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높으신 분들에게 발이나 문지르는 걸레보다도 못한 존재입니다. 바렌까,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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