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 통용되어온 사회주의자, 공산주의자, 민주주의자, 민족주의자 등의 거창한 이념과 몸짓을 넘어, 아직도 빈곤과 질병과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세상에서 나는 감히 ‘산책주의자’라 불리고 싶다. 천재지변 등이 일어나 다른 별로 이사를 가야 한다면, 이 지구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세상의 각기 다른 골목길들을 산책한 일일 것이다. 세상 곳곳의 모르는 골목의 지도는 산책자인 나를 늘 설레게 한다. 조용한 걸음으로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어디로 이어질지 모르는 낯선 세상에 도착한다. - <산책주의자의 사생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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