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는 오크 나무 그늘에 주차된 태비의 빨간색 폭스바겐 비틀 뒤에 차를 댔다. 차에서 내린 태비는 보라색 닥터마틴 부츠, 찢어진 청반바지, 조의 오래된 주황색 일리노이대학교 로고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코에는 자수정 피어싱을 하고 갈색 머리에 파란색과 보라색으로 하이라이트 염색을 했지만 조가 거의 보지 못한 얌전한 차림이었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155

"사람. 줄리엣과 햄릿한테 나쁜 일들이 생기기 전에, 마법의 숲에서 만나게 할 거야. 그러면서 운명이 바뀌는 거지. 희극이고 마지막에 누구나 행복해지는 해피엔딩이야."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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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아무 말 안 할게요. 적합한 말이 가장 필요한 상황에서 말실수를 하게 마련이거든요."

"사람들은 무슨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어떤 말도 위로가 된 적 없어요."

"알아요. 언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고도의 수단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린 여전히 소통하고 싶은 생각들은 뇌 속에 가둬 두고, 꿀꿀대는 거로만 표현하는 유인원에 불과하죠."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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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이 있다는 걸 누나에게 보여 줘요. 어머니도 아셔야 해요. 어머니는 당신이 좀 쉴 수 있게 세인트루이스에서 누나와 지내시면 안 되나요? 아니면 어머니를 도와줄 사람을 고용하면 되잖아요. 누가 당신이 평생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고 정했나요? 그런 짐을 짊어지기에는 너무 젊다고요."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216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는 얼사 옆에 놓인 책을 들어보았다.

"『제5도살장』이로군요."

그가 책장을 넘기며 말했다.

"양장본은 처음 봤어요. 얼마나 오래된 거예요?"

"책이 출간된 1969년 판이에요."

그가 놀란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원본 표지에다가요? 값어치가 상당하겠는데요."

"상태가 별로 좋지 못하지만, 대단히 귀중한 책이에요. 할아버지부터 아빠, 동생, 그리고 저한테로 대물림되었거든요. 엄마도 이 책을 적어도 한 번 이상 읽으셨고요."

그녀가 얼사 몸 위로 손을 뻗어 그에게 책을 받아서, 양반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이 책이 화젯거리로 자주 올라왔었죠."

조가 표지를 손으로 쓸며 말했다.

"우리 가족 모두가 제일 좋아한 책이에요."

"우리 아빠가 좋아했을 것 같네요."

"무엇을요?"

"책을 매개로 부모님과 이어지는 거요."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244

조는 불현듯 느껴지는 놀라운 감각에 먹는 것을 잠시 중단했다. 그것은 그녀가 이성에게 매력을 느꼈을 때 몸 안에서 느껴지던 따뜻한 기운과 비슷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이 여전히 이러한 느낌을 받는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어쩌면 몸이 아니라 대체 호르몬인지도 모르지만.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257

"죽음이 눈앞에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엄마와 난 모든 것을 공유하고,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사람들처럼 사랑했어요. 결국에는 내 일부가 엄마와 함께 죽어 버렸죠.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난 엄마와 함께 어둠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스스로 선택 한 거예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은 대부분 후회한다고 말해요. 이렇게 할 걸, 저렇게 할 걸, 혹은 더 사랑할 걸, 하고 말이죠. 전 일말의 후회도 없어요. 정말로요."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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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럴까요? 여기서 머물던 마지막 날, 당신 누나는 당신에게서 행복을 전부 빼앗아 가는 데 성공했어요. 오늘 아침 얼사와 내가 당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고요. 이런 일,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일을 두려워한다면 결국 누나처럼 모질게 변할 거고, 그게 바로 당신 누나가 원하는 일이에요."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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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사도 물론 찾아야 하겠지만 두 사람도 얼사만큼 길을 잃은 게 아닐까? 어쩌면 얼사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그들 자신의 얽히고설킨 관계를 먼저 풀어야 할지도 몰랐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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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말한 그 느낌 기억해요? ‘영혼에 가해지는 끔찍한 인간성의 말살’ 말이에요. 그건 어쩌면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하면 그들로 인해 상처 받을 것이 두렵다는 거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요."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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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째 주가 지나가면서 조는 완전한 환상의 세계로 진입했다. 그리고 얼사의 소용돌이, 그러니까 게이브가 ‘무한 둥지’라고 이름 붙인 영원한 별들의 회전에 결국 항복하게 되었다. 끝없는 사랑의 소용돌이에서 세 사람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과거도. 그들의 미래도. 조는 실종 아동 찾기 홈페이지를 배회하는 것을 그만두었고, 게이브도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 <숲과 별이 만날 때>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8053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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