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의 작가인 빅토르 위고20는 분명히 낭만주의 작가입니다. 사실 낭만주의는 원래 문학 용어이기 때문에 회화 분야에서는 좀처럼 정의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몇 가지 키워드로 회화에서의 낭만주의가 무엇인지 그 특징을 들춰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는 ‘동시대성’입니다. 성경, 신화, 역사 등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의 사실을 그리려는 것이 낭만주의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17
‘과거의 위인보다는 지금의 자신이 더 소중하다’라는 개인주의도 들어 있지요. 그와 관련해서 지식이나 논리보다는 감각이나 감정을 중시합니다. 따라서 낭만주의 문학에는 연애 지상주의적인 작품이 많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18
그에 비해 들라크루아를 비롯한 낭만주의 화가들은 연애 지상주의예요. 낭만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그다음 키워드는 약간 까다롭기는 하지만 ‘반체제적인 민족주의’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18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라도〉21라는 보들레르22의 시입니다. 보들레르는 낭만주의라기보다 상징주의 시인이지만, 들라크루아나 이어서 나오는 쿠르베를 힘껏 응원했던 사람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19
낭만주의 사람들은 대개 부르주아 출신이에요. 들라크루아도 그렇고, 보들레르도 그렇고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20
들라크루아는 17세 때 피에르나르시스 게랭26이라는 유명한 화가의 제자로 입문해서 선배인 테오도르 제리코27를 만납니다. 회화에서 낭만주의의 선구자로 불리는 제리코에게, 들라크루아는 무척 심취했죠. 그리고 제리코를 따라 22세 때 살롱에 출품한 작품이 〈단테28의 작은 배〉였습니다. 이 작품은 제리코의 〈메두사 호의 뗏목〉이라는 유명한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지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27
사실 낭만주의자에게 그리스 독립 전쟁은 일종의 ‘성전’이었습니다. 낭만주의에서 존경하는 사람 가운데 영국의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31이 있는데, 이 사람은 "우리 서양 문화의 원천인 그리스를 구하라"라고 말하며 의용병으로 그리스 독립 전쟁에 참가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33
이렇듯 그리스 독립 전쟁은 낭만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신고전주의의 중진들은 〈단테의 작은 배〉는 허용할 수 있지만 〈키오스 섬의 학살〉은 허용할 수 없었던 것이죠.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34
적어도 19세기 초반까지의 서양 회화계에서는 ‘현재’를 그려서는 안 되었습니다. 게다가 표현이 너무 잔혹했어요. 앵그르와 달리 약동감이 있었거든요. 색채도 강렬했고요. 앵그르처럼 들라크루아도 처음부터 비판을 받으니 그다음 작품도 계속 비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34
빈곤한 모습이든, 추한 모습이든, 에로틱한 모습이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입니다. ‘렛잇고Let it go’40라고 할 수 있지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53
낭만주의처럼 큰 사건을 극적으로 그리는 게 아니라, 아주 평범한 노동자의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그리지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62
쿠르베는 만국박람회장 옆에 작은 방을 짓고 직접 전람회를 열었습니다. 이것이 역사상 최초의 개인전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71
보들레르의 《악의 꽃》에 수록된 시. 고대 그리스의 시인 사포가 여학교를 만든 레스보스 섬은 여성 동성애의 상징이다. ‘레즈비언’은 원래 ‘레스보스 사람’을 의미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78
〈프루동과 그의 아이들, 1853년〉이라는 작품인데요, 프루동47은 무정부주의(아나키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상가입니다. 쿠르베는 프루동의 무정부주의에 이끌려 정부 따위 필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87
1871년에 일어난 파리 코뮌의 폭동48에도 참가했으니까요. 이것이 당시의 신문인데, 쿠르베가 무언가를 쓰러뜨리고 있습니다. 이게 대체 뭘까요? 파리에 방돔 광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현재 일류 브랜드 매장이 늘어서 있는 광장의 한가운데에 떡하니 기둥이 서 있습니다. 나폴레옹의 전승 기념비인데, 쿠르베는 "그런 제국주의의 상징은 무너뜨려버려라!"라고 이전부터 주장했지요. 그리고 파리 코뮌 폭동 때 정말로 그 기둥을 무너뜨리는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90
1871년에 탄생한 노동자 계급의 첫 사회주의 정권(3.18~5.28의 72일간). 프로이센군과 정부군에 의해 ‘피의 1주일’이라 불리는 대진압을 당하여 붕괴되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90
앵그르의 신고전주의부터 시작해 들라크루아의 낭만주의와 쿠르베의 사실주의를 거쳐 마네의 인상파로 이어지는 것이 19세기 프랑스 미술의 커다란 흐름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397
앵그르의 고전주의는 현실에는 없는 이상적인 미를 그린 거예요. 들라크루아의 낭만주의도 고전주의와는 또 다른 부분에서 개인적인 이상을 좇는 것이지요. 하지만 쿠르베의 사실주의는 이상을 좇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현실만 그리지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01
서양 회화의 전통에서는 역사화나 종교화가 격이 높고, 동시대의 삶을 그리는 풍속화는 격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서자 들라크루아의 낭만주의나 쿠르베의 사실주의처럼 동시대의 현실을 그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습니다. 마네의 이 작품도 마찬가지로 동시대의 풍속을 그렸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21
근대 도시의 풍속을 재빠른 터치로 생생하게 그렸습니다. 그런 점에서 마네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네의 신선함이 일약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풀밭 위의 점심 식사〉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22
라파엘로의 제자인 마르칸토니오 라이몬디8가 스승의 작품을 판화로 찍은 그림입니다. 라파엘로의 원작은 분실되었지만 판화는 남아 있습니다. 〈파리스의 심판〉이라는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그린 작품이지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25
신화는 아니지만, 베네치아 르네상스의 거장 티치아노의 〈전원 음악회〉라는 꽤 유명한 작품입니다. 마네는 이런 고전을 답습해서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그렸지만, 이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네는 단순히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던 것이 아니라, 고전을 어떻게든 현대에 되살리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27
서양 회화의 특징은 경계선이 없는 매끄러운 그러데이션과 원근법을 구사해서 입체적으로 그리는 데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일본 회화의 특징은 확실한 윤곽과 평면성입니다. 서양 회화와 일본 회화는 방향성이 정반대인 셈이지요. 마네는 일본 미술의 영향으로 서양 회화의 기본인 원근법과 음영법을 부정하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인상파를 앞장서서 이끌었습니다. 한편으로 이 작품의 색채에서는 스페인 회화의 영향도 느껴지지 않나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33
특히 검은색이 스페인다운 느낌을 자아내는데, 마네는 검은색을 자주 사용하는 작가입니다. 이 점이 인상파와는 크게 다른 부분이지요. 인상파는 반대로 검은색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34
그 바티뇰파의 화가들이 살롱에 작품을 출품해도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전람회를 개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지요. 그래서 화가, 조각가, 판화가 등의 미술가들이 ‘공동 출자 회사’를 만들어서 1874년에 제1회 전람회를 개최했습니다. 그곳에 모네가 출품한 작품이 〈인상: 해돋이〉였고, 그 제목을 따서 그들을 ‘인상파’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37
마네를 집대성한 작품으로 불리는 만년의 대작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폴리 베르제르 술집〉은 마네가 줄곧 그려왔던 동시대 파리의 풍속을 우키요에 풍의 대담한 구도와 독자적인 재빠른 터치로 담아낸 작품인데, 이미 사진을 초월했다고 평가받았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38
원근법적인 사실성을 무시하고 자유롭게 화면을 구성한 것입니다. 이 점이야말로 마네의 새로운 면이고, 근대 회화로 향하는 위대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39
모네는 아카데미 쉬스17라는 미술학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피사로 등과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샤를 글레르18의 미술학교에서 르누아르, 드가, 시슬레와도 만났습니다. 이들이 모두 함께 술을 마시는 중에 "마네 선배님이 대단하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마네의 아틀리에가 위치한 바티뇰 거리의 카페 게르부아에 모여 바티뇰파라는 그룹을 형성했습니다. 그것이 후에 인상파가 되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76
모네는 필촉분할(색채분할)이라는 기법을 확립했습니다. 이 작품은 모네가 르누아르와 함께 파리 근교의 ‘라 그르누예르’라는 유원지에 가서 그린 작품입니다. 이미 필촉분할 기법을 엿볼 수 있지요. 여기서 필촉이란 붓놀림, 즉 붓의 터치를 뜻합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78
이전의 서양 회화는 터치를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매끄러운 음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터치가 그대로 드러나는 색채 블록을 연속성 없이 늘어놓는 필촉분할은 서양 회화의 전통을 정면으로 부정한 셈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79
필촉분할의 또 한 가지 혁명적인 요소는 물감을 섞지 않고 튜브에서 나온 그대로의 색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물감을 섞어서 색을 만드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의 뇌 속에서 색이 섞이는 ‘시각 혼합’을 이용한 것이지요. 오늘날의 4색 컬러 인쇄19와 같은 원리입니다. 물감을 섞지 않는 이유는 밝기 때문입니다. 물감은 섞으면 섞을수록 색이 탁해지고 어두워집니다. 하지만 인상파는 외부의 밝은 빛 아래에서 반짝반짝 옮겨가는 순간적인 빛의 변화를 포착하려고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밝은 빛과 색채를 표현할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 필촉분할이라는 방법에 도달하게 된 것이지요.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80
이전의 화가는 집 밖에서 스케치하는 경우는 있어도, 유화로 마무리하는 작업만큼은 아틀리에 안에서만 했거든요. 그런 점에서도 인상파는 혁신적이었습니다. 그런 혁신적인 바티뇰파의 화가들이 낡은 가치관에 얽매여 있는 살롱에 출품해봤자 결과가 신통치 않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직접 전람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기념할 만한 제1회 전람회에 모네가 출품한 작품이 바로 〈인상: 해돋이〉입니다. 제목을 얼른 정하라는 재촉을 받은 모네가 "그럼 〈인상〉으로 하지요" 하는 가벼운 느낌으로 붙인 제목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그림을 본 비평가가 "제목 그대로 인상밖에 전해지지 않는 졸작"이라는 혹평을 했고, 그때부터 바티뇰파의 화가들은 ‘인상파’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481
인상파의 커다란 특징 가운데 하나는 외부의 빛 아래에서 그리는 것이었는데, 드가는 인공조명을 좋아했습니다. 단순히 ‘눈부심 병’ 때문만이 아니라, 자연에 흥미가 없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풍경화를 좀처럼 그리지 않았다는 게 그 증거입니다. 그렇다고 인물화에 흥미가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드가는 개성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인상파에 가세한 이후에는 그런 경향이 더욱 현저해져서 인물의 개성을 의식적으로 없애는 방향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즉 드가는 인물의 개성이 아니라 익명성을 그리고 싶어 했습니다. 이 익명성은 ‘등을 좋아하는’ 드가의 또 한 가지 변태 포인트로 이어지므로 기억해두기 바랍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528
모네가 빛의 순간적인 변화를 포착하려고 수행을 거듭했다면, 드가는 인체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포착하려는 데 비정상적인 집념을 불태웠습니다. 게다가 방금 말한 ‘흐트러진 옷’처럼 파탄이 생겨나는 순간을 스냅 사진처럼 포착하려고 했습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528
그런 이색적인 인상파 드가가 독자적인 방향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었던 대상이 바로 ‘무용수’였습니다. 인공조명 아래에서 이름 없는 익명의 무용수들이 옷을 흐트러뜨리면서 순간적인 움직임을 거듭하지요. 이는 실로 드가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그림 소재지요. 게다가 발레는 드가 시대에 급성장한 새로운 예술이었습니다. 발레에는 이전에 없던 근대적인 에로틱함이 들어 있다는 게 그 증거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529
이 그림이 에로틱한 그림이 아니라, 사회파 저널리즘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무용수들의 급여가 너무 싸서 부자의 애인이 되지 않으면 생계를 이을 수 없다는 착취 사회의 현실을 폭로했다는 주장이지요. 드가는 사실주의인 쿠르베처럼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그렸다는 것입니다. - <변태 미술관>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238102 - 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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