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강요받는 것은 새로운 유전 인근에 있는 공동체들만이 아니다. 이젠 미국(일부 석유 시장 분석가들의 표현대로라면 〈사우디아메리카Saudi America〉) 내에서도 대량의 석유가 채취된다. 미국에서 석유를 운반하는 철도 차량의 수는 2008년 9,500대에서 2013년 40만 대로 5년 사이에 4,111퍼센트나 급증했다. 2013년 철도 사고로 인한 석유 유출량이 지난 40년간의 유출량을 훨씬 앞지르고, 저녁 뉴스에서 화염에 휩싸인 채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석유 수송 열차의 모습을 점점 자주 보게 되는 것도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수백, 수천 개의 마을과 도시들은 부실한 유지 관리와 미비한 규제하에 〈석유 폭탄〉을 실어 나르는 화물 열차들의 수송 경로에 자신들 또한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불시에 깨닫는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783
앨버타 타르 샌드 산업 역시 급속히 팽창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탄소 함유 비율이 높은 타르 샌드의 생산은 지금의 송유관 시스템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게 확대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을 관통하는 키스톤 XL 송유관과 브리티시컬럼비아를 관통하는 노던 게이트웨이 송유관 같은 사업들이 강력히 추진되는 배경이다. 앨버타 주 에너지부 장관 론 리퍼트는 2011년 6월 〈밤잠을 이룰 수 없을 만큼 큰 걱정거리가 있다. 앨버타 주가 역청에 완전히 포위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불안감이다. 앨버타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운송할 방법을 찾지 않는 한 우리는 에너지 강국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4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784
이제 금단의 지역은 없다. 프래킹 천연가스 산업은 그 어떤 채취 산업보다 더 많은 후보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11년에 당시 체서피크 에너지Chesapeake Energy의 대표 이사였던 오브리 매클렌던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는 미국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매장량의 두 배에 해당하는 천연가스를 찾아냈다. 무려 두 배다〉라고 말했다.43 이것이 프래킹 천연가스 산업이 최대 한도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분투하는 이유다. 예컨대 마셀러스 셰일 지대는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뉴욕,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메릴랜드를 아우른다. 게다가 메탄 함유량이 높은 암석이 대량으로 포함된 지대는 마셀러스 셰일 지대만이 아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785
공화당 정치인 릭 샌토럼이 표현한 대로라면 최종 단계는 〈모든 곳의 암석층을 파내는 것〉이고, 실제로 이런 일이 진행되고 있다. 『가디언』의 기자 수잰 골든버그는 이렇게 보도했다. 〈에너지 회사들은 교회 소유지와 학교 운동장, 개발이 완료된 택지에도 프래킹 유정을 뚫고 있다. 지난 11월 어느 석유 회사는 덴턴 인근의 노스텍사스 대학 캠퍼스에 유정을 뚫었다. 바로 옆에는 테니스장이 있고 길 건너에는 운동 경기장과 거대한 풍력 발전기가 서 있는 곳에 말이다.〉 이제 프래킹 설비는 엄청나게 넓은 땅을 뒤덮기 시작했다. 2013년 「월스트리트 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미국인 1,500만 명 이상은 프래킹이 진행되는 유정에서 2.5킬로미터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44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786
우리는 오랫동안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 주제는 채취주의 사고방식(심슨은 이를 〈도둑질〉, 사물을 〈관계로부터 절연시키는 짓〉이라고 퉁명스럽게 표현한다)과 재생주의 사고방식의 차이점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는 아니시나베 공동체 시스템을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모든 개체의 생명을 재생시키는 방향으로 조직된 생활 방식〉이라고 표현했다. 이것이 바로 많은 원주민 문화들의 공통된 토대를 이루는 균형 혹은 조화의 개념이며, 흔히 〈올바른 삶the good life〉으로 번역된다. 하지만 심슨은 〈지속적인 재생continuous rebirth〉이라는 번역이 더 마음에 든다며, 이 번역을 아니시나베족 출신의 작가이자 행동주의자인 위노나 라듀크를 통해서 처음 접했다고 일러 주었다.37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114
에콰도르는 2008년 새로운 헌법을 제정하며 법률에 자연의 권리를 명시한 최초의 국가가 되었다. 에콰도르 헌법 제71조는 이렇게 명시한다. 〈생명의 창조와 재생산을 담당하는 자연은 그 존재를 완전히 존중받을 권리와 중추적인 순환 과정 및 구조, 기능 그리고 진화 과정을 유지하고 재생할 권리를 가진다. 모든 개인 혹은 공동체, 민족, 국민은 이러한 자연의 권리를 존중할 것을 정부 당국에 요구할 수 있다.〉 2010년 4월 볼리비아 코차밤바에서 국제적인 시민 단체 회원 3만 명이 모여 진행한 〈기후 변화와 어머니 대지의 권리에 관한 세계 민중 회의〉에서도 비슷한 원칙을 천명하는 〈민중 협약Peoples Agreement〉을 채택했다. 이 협약은 〈인류가 이미 지구의 재생산 능력을 넘어서는 규모로 자원을 채취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구는 인간의 변조 활동에서 벗어나 생태계의 능력을 복원하고 중추적인 순환 과정을 유지할 권리〉를 가짐을 명시한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563
일부에선 〈어머니 대지〉라는 표현에 담긴 강조된 여성성을 불쾌하게 여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표현은 여성의 고유한 특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다. 대지를 어머니로 보느냐, 아버지로 보느냐, 부모로 보느냐, 무성(無性)적 창조력으로 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인류는 대지를 책임지는 존재가 아닌 방대한 생태계의 일부이며, 대지에 의존해서밖에 살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점이 이 말의 핵심이다. 위대한 생태학자 스탠 로우는 대지를 〈자원〉이자 〈근원〉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2668404 - P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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