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형추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11
듀나 지음 / 알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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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그 정체가 궁금한 작가 듀나.
그가 10여년만에 단편을 장편소설로 새롭게 각색했다.
이야기 구조는 복잡하지 않다.
미래 태양계와 성간우주를 연결하는 통로, '궤도 엘리베이터’. 그리고 거대 다국적기업과 해방전선간의 대결. 그렇지만 단순한 SF 스페이스 오디세이 류에 머무르지 않는다.
'웜'(전뇌電腦)을 뇌에 이식 받고, 그 의식(기억)이 공유(또는 조정)된다는 설정이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와 인형사(人形使)를 떠올리게 한다. 정신과 육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하나인가 둘인가?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개인의 자유의지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 기계의 통제를 받으며 가상현실속을 살고 있는 인간이란 도대체 어떤 존재인가? 이러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던 영화가 있다. 최근 4편 제작/개봉 소식이 들려온 <매트릭스>가 문득 소환되기도 한다.
예전에 흥미롭게 보았던 SF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소설 <평형추>. 그렇지만 거대 자본이 국가 권력 이상의 힘을 갖고 환경을 보전하려는 자와 대결을 한다는 테마는 21세기 신자본주의로 인한 자연파괴와 임계점을 향해 치닫는 기후위기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동시에 함의하고 있기도 하다. 이 지점이 예전의 SF 영화와는 또 다른 이야기 축이기도 하다.
엘리베이터의 마지막은 결국 우주를 향한다.
그런데 그곳엔 평형추(平衡錘)가 있다.
인간과 자연, 그 평형(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열쇠는 결국 개개인의 노력 그 이상 이어야만 한다는 우울한 상징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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