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능력주의 신화에 주목한다. 그 신화는 대체로 세 가지 명제로 이루어진다. 기회를 공평하게 제공하고,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게 하며, 능력에 따라 성과를 배분한다. 이 명제들은 자유시장경제의 핵심 테마이며,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꿈의 나라가 된 것도 이 명제에 충실한 정책 때문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이게 왜 문제라는 것인가.

-알라딘 eBook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중에서 - P6

샌델은 우리에게는 이미 〈스카이 캐슬〉로 익숙한 ‘대입 부정’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부정이 아니더라도 비자산적 대물림은 이미 만연해 있다. 2020년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신입생 55%가 소득분위 9~10분위 고소득 가구에 속해있다. 모두가 골고루 못살던 옛날과 달리, 물려줄 경제적·문화적 기반과 격차가 생긴 요즘은 형편이 좋은 학생이 성적도 좋다. 사회문화적 배경을 제거한 개인의 온전한 능력 측정이 가능하지 않다는 데에서 신화의 허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알라딘 eBook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중에서 - P9

자유주의의 능력주의적 정치기획은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오늘과 같은 글로벌한 기술 시대에는 고등교육이 신분상승과 물질적 성공 및 사회적 존중을 얻는 길이다. 둘째,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신분상승을 위한 고른 기회를 통해 성공한 사람은 자신의 재능과 노력의 결실을 향유할 자격이 있다.

-알라딘 eBook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중에서 - P17

내가 가진 재능과, 사회로부터 받은 대가는 과연 온전히 내 몫인가? 아니면 행운의 산물인가? 나의 노력은 나의 것이지만, 그런 노력은 패배자도 하는 것이다. 내가 나의 재능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운이다. 나의 노력에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는 사회를 만난 것도 내가 시대를 잘 만난 행운의 결과인 것이다.

-알라딘 eBook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중에서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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