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더 많이 쓰면 쓸수록 나는 작품에서 내가 아름다움이 아니라 구원을 위해 투쟁한다는 사실을 점점 더 깊이 깨달았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498

내 글쓰기의 목적은 크레타와, 선과, 빛을 최선을 다해 도와서 이기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내 작품의 목적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구원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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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개인적인 투쟁과 현대 세계의 투쟁을 곧 동일시하게 된 시대에 태어났다. 세계는 과거의 사악한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나는 어둠의 조상들로부터, 이렇게 세계와 나 둘 다 똑같이 암흑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투쟁했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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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간의 업적이 그렇듯 멸망해서 한 순간 빛 속에서 나타났다가 영원히 혼돈 속으로 사라져 버린 놀라운 세계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슬픔으로 나는 가슴이 벅찼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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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수천 년 전에 지은 궁전 벽화에서 본 물고기가 나 자신의 영혼이기라도 한 듯 굉장한 흥분과 우애를 느끼며 쳐다보았다. 「필연성을 초월하여 자유를 숨 쉬려고 뛰어오르는 물고기, 이것은 크레타의 성스러운 물고기이다.」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ICHTHYS 그리스도는 똑같은 대상을 추구하느라고 인간의 숙명을 초월하여 신과, 그러니까 완전한 자유와 결합하려 하지 않았던가? 투쟁하는 모든 영혼은 울타리를 부숴 버리려는 똑같은 목적을 추구하지 않는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죽은 영혼을 나타내는 이러한 상징의 탄생이 크레타에서 처음 이루어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기뻤다. 날아가는 물고기 ― 투쟁하는 불굴의 인간 영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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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와, 붓다와, 레닌은 빛을 잃었고, 나는 크레타의 흙에 휩쓸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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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영혼과의 접촉에서 어떤 비밀스러운 확신을 얼마나 강렬히 느끼는지를 나는 다시 한 번 깨달았다. 그와 마찬가지로, 위로 솟아올라 향기와 빛깔을 만들어 내기 위해 뿌리를 내려야 하는 꽃은 흙에 대해서 틀림없이 내적인 의식을 지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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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전 세계적인 종교적 상징인 삼위일체가 보다 상징적인 다른 차원에서 존재했다. 그것은 절박하게 불타는 현실, 눈앞에 닥친 최고의 의무였다. 〈이것이 아니라면 다 필요 없다!〉 황홀경의 순간에 나는 속으로 맹세했다. 삼위일체는 완전한 형태로 위에서 내려 주는 그 무엇이 아니어서, 나 자신이 창조해야만 했다. 그것만이, 오직 그것만이 내 의무였다! 아무런 의미도 없이 크레타가 세 위대한 〈입김〉의 한가운데 위치하지는 않았으며, 아무런 목적도 없이 내 영혼이 크레타의 형태와 운명을 그대로 취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나는 스스로 다짐했다. 사람과 산과 거품이 이는 바다에 에워싸인 채로, 잠들거나 깨어 있는 시간에, 수백 년에 걸쳐 크레타가 영혼과 육체로 외치는 바를 이어받아, 그것을 완전한 어떤 의미로 변형시키는 일이 나의 타고난 의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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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쳐다보면서 죽음을 망각하려 했음을 깨달았다. 부끄럽게 생각하며 나는 격렬한 동작으로 봉투를 찢어 열었다. 글자들이 처음에는 출렁이다가 서서히 꼼짝 않고 자리를 잡아서, 내가 읽도록 얌전히 기다렸다.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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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임종의 고통을 겪는 중에 나를 불러 말했습니다. 「이리 와요, 선생님. 내 친구 한 사람이 그리스에서 살아요. 내가 죽은 다음에 그에게 편지를 써서, 내가 죽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나는 정신이 멀쩡했고, 끝까지 그를 생각했다고 전해 주세요. 그리고 내가 한 어떤 행동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고요. 그가 잘 지내기를 바라며, 이제는 정신 좀 차리라는 얘기도 하세요……. 그리고 혹시 어느 신부가 와서 나를 고해시키고 영성체를 주려고 하면, 저주나 내리고 꺼져 버리라고 해요! 나는 살아가며 별의별 짓을 다 해보았지만, 사실은 별로 한 것이 없어요! 나 같은 사람은 천 년을 살아야 하죠. 안녕히 주무세요!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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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여, 너와 나는, 우리들은 그에게 피를 주어 삶을 되찾게 할 터이며, 먹고 마시고 말처럼 일하고 여자를 쫓아다니는 놀라운 뜨내기가, 춤을 추면서 싸우는 자가, 내가 평생 알았던 사람들 가운데 가장 영혼이 널리 트이고, 육체는 자신감이 넘치고, 가장 자유롭게 외치던 자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게끔 하자.

영혼의 자서전 (하)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2 - P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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