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는 소유했던 것들과 기억들을 두고 간다. 사랑만이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유일한 것 그것만이 한 생에서 다음 생으로 우리가 가지고 가는 모든 것.
랭 리아브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8
눈풀꽃
내가 어떠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아는가. 절망이 무엇인지 안다면 당신은 분명 겨울의 의미를 이해할 것이다.
나 자신이 살아남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대지가 나를 내리눌렀기에. 내가 다시 깨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축축한 흙 속에서 내 몸이 다시 반응하는 걸 느끼리라고는. 그토록 긴 시간이 흐른 후 가장 이른 봄의 차가운 빛 속에서 다시 자신을 여는 법을 기억해 내면서.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루이스 글릭
눈풀꽃은 가장 이른 봄 땅속 구근에서 피어 올라오는 작고 흰 꽃. 설강화(雪降花) 혹은 영어로는 같은 의미의 스노우드롭(Snowdrop)이라 불린다. 눈 내린 땅에서 꽃을 피우는 특성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10
너는 1분에 70번의 공덕을 쌓고 있지. 너의 모든 수축과 이완은 세상을 두루 여행하라고 열린 바다로 조각배를 밀어 보내는 것과 같지.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11
그리고 사람들은 집에 머물렀다. 그리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휴식을 취했으며,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놀이를 하고, 새로운 존재 방식을 배우며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더 깊이 귀 기울여 들었다. 어떤 이는 명상을 하고, 어떤 이는 기도를 하고 어떤 이는 춤을 추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그림자와 만나기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전과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치유되었다. 무지하고 위험하고 생각 없고 가슴 없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줄어들자 지구가 치유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위험이 지나갔을 때 사람들은 다시 함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잃은 것을 애도하고, 새로운 선택을 했으며, 새로운 모습을 꿈꾸었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치유받은 것처럼 지구를 완전히 치유해 나갔다.
키티 오메라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봉쇄와 격리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천될 때 미국 위스콘신주의 전직 교사가 쓴 시. 페이스북에 게재되자 전 세계 수많은 이들이 공유했다.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16
기다려라, 너무 일찍 떠나려 하지 말라. 너는 지쳤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지쳤다. 하지만 누구도 완전히 지치진 않았다. 다만 잠시 기다리며 들어 보라. 머리카락에 깃든 음악을 고통 안에 숨 쉬는 음악을 우리의 모든 사랑을 실처럼 다시 잇는 음악을 거기 있으면서 들어 보라. 지금이 무엇보다도 너의 온 존재에서 울려 나오는 피리 소리를 들을 유일한 순간이니. 슬픔으로 연습하고, 완전히 탈진할 때까지 자신을 연주하는 음악을.
골웨이 키넬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할 때 실연의 상처로 자살을 하겠다며 찾아온 제자에게 써서 준 시. 이 시를 읽고 난 여학생은 마음을 돌렸으며, 훗날 시인에게 감사 편지를 보냈다.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18
그러나 위험은 감수해야만 하는 것 삶에서 가장 큰 위험은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것이기에. 아무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갖지 못하고 아무것도 되지 못하므로. 고통과 슬픔은 피할 수 있을 것이나 배움을 얻을 수도, 느낄 수도, 변화할 수도, 성장하거나 사랑할 수도 없으므로. 확실한 것에만 묶여 있는 사람은 자유를 박탈당한 노예와 같다.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오직 진정으로 자유롭다.
자넷 랜드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28
하지만 길의 마지막 모퉁이를 돌았을 때 네가 발견하는 것은 그저 하나의 단순한 이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너의 얼굴에 담긴 분명한 깨달음 그리고 또 다른 여행에의 초대장.
이 모든 것을 너는 한눈에 보리라. 네가 끝없이 찾아다닌 너 자신과 네가 있어야 할 장소를. 너에게 손짓하는 광활한 자유의 들판을. 또 다른 삶처럼 그렇게 계속 이어지는 길을.
데이비드 화이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티아고 순례길은 스페인과 프랑스 접경에 위치한 약 800킬로미터의 가톨릭 순례길이. 신자뿐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 누구나 꿈꾸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이다.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42
아닌것
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의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이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에린 핸슨
-알라딘 eBook <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중에서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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