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개를 짓눌러서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던 육체를 소멸시켜 버린 영혼을 열심히 지켜보았다. 믿음을 지닌 영혼은 무자비하게 인간을 잡아먹는 야수이다. 그것은 그를, 살과 눈과 머리카락과 모든 부분을 삼켜 버린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21
「오름의 길. 한 계단씩 올라가는 거야. 배부름에서 굶주림으로, 축인 목구멍에서 목마름으로, 기쁨에서 고통으로. 신은 굶주림과, 목마름과, 고통의 정상에 앉았고, 악마는 안락한 삶의 정상에 앉았어. 선택을 해야지.」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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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집스럽게 머리를 저었다. 「바로 그 자아 때문에, 자아의 의식 때문에 인간은 짐승과 차이가 납니다. 그것을 가볍게 생각지 마십시오, 마카리오스 수도자님.」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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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을 거부하는 격렬한 사람에게 고해할 뜻으로 바위를 기어올랐지만, 아직 때가 너무 이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마음속에서는 아직도 삶이 증발하지 못했다. 나는 눈에 보이는 세계를 무척 사랑했다. 악마는 아직도 내 마음속에서 찬란하게 빛을 발산했고, 신의 눈부신 찬란함 속에서 스러지지 않았다. 나중에, 나중에 내가 늙어 기운이 없을 때, 내 마음속에서 악마의 기운이 다할 때라면 모르겠지만, 하고 나는 혼자 생각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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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보내 주지 않고 새벽까지 붙잡아 두었어요. 그 기쁨, 정말 마음이 가벼워지는 기막힌 부활이었죠! 평생 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살았지만, 그날 밤 부활했어요. 하지만 그 밖에도 무언가 무서운 힘이, 내 생각에는 그것만이 내 죄를 이루는 무서운 부분이 존재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서 난 당신을 이 골방으로 불렀어요. 무서운 부분이란 무엇이냐 하면, 정말 처음으로 나는 신이 나에게 가까이, 두 팔을 벌리고 가까이 다가옴을 느꼈어요. 어찌나 감사하게 생각했던지 그날 밤은 동이 틀 때까지 밤새도록 기도를 드렸으며, 내 마음은 활짝 열려 신을 받아들였어요! 전에 성서에서 읽기는 했어도 미처 몰랐었지만, 오, 평생 비인간적이었고 기쁨을 몰랐던 내 생애에서 처음으로 나는 신이 어느 정도 선하고, 어느 만큼 인간을 사랑하며, 얼마나 인간을 불쌍히 여겼기에 여자를 창조하고, 우리들을 가장 확실하고 가까운 길을 따라 천국으로 이끌어 가게끔 여자에게 우아함을 부여했음을 깨달았어요. 여인은 기도나 단식이나 그리고 ― 용서를 빕니다, 주님 ― 은덕보다도 더 강해요.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44
한 여인이 나에게 확신을 주었어요 ― 다시 말하지만, 기도나 단식이 아닌 여자가요. 주님을 내 방으로 데려온 사람은 여인이었어요!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45
은덕의 길과 나란히 더 넓고 훨씬 평탄한 길이, 죄악의 길이 인간을 신에게로 이끌어 가는가?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547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인간은 신의 손으로 직접 빚어낸 특혜를 받은 존재가 아니라고 선생이 얘기했던 사춘기 시절에 받은 두 가지 옛 상처는 오래전에 아물었지만, 우리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는 형이상학적인 두 고뇌가 거룩한 산에서 다시금 터졌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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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더 이상 올림포스의 신들을 믿지 않고 거부하던 무렵에 살았던 철학자 프로클로스를 생각했다. 아크로폴리스의 기슭에 지은 오두막에서 잠들었던 프로클로스는 한밤중에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다. 누구인지 보려고 벌떡 일어나 달려간 그는 갑옷과 투구를 모두 갖춰 입은 아테나를 문간에서 발견했다. 「프로클로스여.」 그녀가 말했다. 「어디를 가나 나는 거절을 당했도다. 나는 그대의 머릿속에서 은신처를 구하려고 찾아왔노라!」
그녀와 마찬가지로 그리스도가 내 마음속에서 은신처를 구한다면!
아토스 산에서 돌아온 나는 그리스도가 집도 없이 굶주려 방황하고, 위험에 처했으며, 이제는 그가 인간에게 구원을 받아야 할 차례라고 느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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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서와 호메로스밖에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때로는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손함의 말을 읽었고, 또 때로는 〈그리스인들의 조상〉이 쓴 불멸의 시구를 읽었다. 〈너는 선하고 평화롭고 참아야 하며, 한쪽 뺨을 맞으면 다른 쪽 뺨을 내주어야 하며, 현세의 삶은 가치가 없으며, 참된 삶은 천국에서 찾아야 한다〉고 성서가 가르쳤다. 〈너는 강해야 하며, 포도주와 여자와 전쟁을 사랑하고, 인간의 존엄성과 자부심을 드높이기 위해 죽이고 죽어야 하며, 이 땅의 삶을 사랑하고, 하데스의 왕이 되느니 살아서 노예가 되라〉고 그리스의 할아버지인 호메로스가 말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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