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일으킨 나는 얼굴과, 머리와, 손에 힘찬 빗발을 즐겁게 의식하며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제우스가 있는 힘을 다해 대지로 내려왔고, 숨이 막힌 아내는 한껏 웃으며 남성의 물을 받아들였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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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산과, 마을과, 흙에 비물질적이고 경쾌한 양상을 부여하던 요소는 빛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빛이 부드럽고 여성적이며, 이오니아에서는 지극히 상냥하며 동양적 그리움으로 가득하고, 이집트에서는 짙고 육감적이다. 그리스에서는 빛이 완전히 영적이다. 이런 빛 속에서 사물을 뚜렷하게 볼 능력을 갖춘 인간은 혼돈에 질서를 부여하고, 조화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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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불안정하고 혼란한 함성은 그리스의 빛을 거치는 동안 점점 투명해지며, 인간화하면서 로고스로, 이성으로 변형된다. 그리스는 위대한 투쟁을 거쳐 야수를 인간으로, 동양의 노예근성을 자유로, 야만적 도취를 명석한 합리성으로 바꿔 놓는 여과기이다. 무형에 형태를, 측정이 불가능한 사물에 척도를 부여하며, 맹목적으로 맞서 싸우는 힘들에게 균형을 잡아 주는 사명은 세파에 시달린 그리스라는 바다와 땅의 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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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기초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 약간의 여유를 누리기 시작하는 순간에 문명은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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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시간을 정복했고, 빛은 거짓과 폭력의 검은 힘을 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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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들은 예술 지상주의를 섬긴 적이 없었다. 아름다움에는 항상 목적이 있어서, 삶에 보탬이 되어야 했다. 고대인들은 조화를 이룬 건전한 마음을 담는 그릇을 마련하기 위해 몸을 튼튼하고 아름답게 가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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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몸의 조화 ― 그것이 그리스인들에게는 으뜸가는 이상이었다. 한쪽이 과잉되면 그들은 야만인이라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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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마찬가지이지만 그리스에서는 사실주의가 지배하기 시작하자 문명이 몰락했다. 따라서 사실적이고, 과장되며, 사상이 없고, 초인간적 이상이 결여된 헬레니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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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에 그리스는 붕괴하기 시작했다. 조국에 대한 신념은 상실되었고, 개인적 이기주의가 충일한다. 무대의 주인공은 이제 신이나 이상화한 젊음이 아니라, 쾌락과 정욕을 탐하고 회의적이며 방탕한 돈 많은 물질주의자 시민이다. 재능은 이미 천재성과 대치되었고, 이제는 기호가 재능과 자리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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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인간의 숭고한 노력이 초인간적인 영원의 법을 침범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우리들의 삶과 노력은 비극적이고 영웅적인 강렬함을 얻는다. 그러한 순간을 영원으로 변형시키자. 다른 어떤 형태의 불멸성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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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육체가 아니라 육체를 창조한 힘의 재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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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계층이 저마다의 모습을 제대로 간직한 이 순간은 보기 드문 순간이다. 대리석으로 깎아 놓은 순간 속에는 신의 초연함과, 자유인의 자제력과, 짐승의 광포함과, 노예의 사실적인 재현이라는 모든 요소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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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이란 가장 어렵고 위험한 균형이며, 혼돈 위에 얹힌 순간적인 평정이다. 한쪽이 조금만 더 무거워도 기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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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일상적인 현실의 꺼풀을 초월해서 영원한 불변의 상징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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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까닭에 고전 시대의 그리스에서는 조각가들뿐 아니라 모든 위대한 예술가들이 당시 모든 승리의 기념비를 영구하게 틀림없이 해두기 위해서 신화의 상징적이고 상승시킨 상황 속에 역사를 다시 펼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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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열매를 맺는 삶을 원한다면 우리들은 우리가 사는 시대의 무시무시한 숨결과 조화를 이루는 판단을 내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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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경험적 추구의 전통에 따라 서양은 세계를 정복하려고 나서며, 무서운 잠재력의 충동을 받은 동양도 마찬가지로 세계를 정복하려고 달려 나간다. 중간에 위치한 그리스는 세계의 지리적이고 정신적인 교차로이다. 거대한 두 추진력을 절충시켜 총체를 찾아내는 사명 또한 그리스의 의무이다. 과연 성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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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에 그것은 동양과 서양 사이에 위치한 그리스의 역사적 사명을 훨씬 분명하게 파악했고, 그리스의 숭고한 업적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자유를 찾으려는 투쟁임을 깨달았으며, 그리스의 비극적인 운명과 모든 그리스인이 무거운 의무를 지고 있음을 보다 깊이 의식했다는 점이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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