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참된 얼굴과 하나뿐인 의무를 알고 있었으므로 자신 있게 나아갔으니, 그 의무란 가능한 한 모든 인내심과 사랑과 기술을 동원해서 이 얼굴로 일을 한다는 것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37

수염이 노랗고 때에 찌들었지만 소박한 양치기인 플로로스 이외에는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았다. 그는 아침마다 양 떼를 데리고 와서 나에게 우유 한 병과, 삶은 달걀 여덟 개와, 빵을 주고 갔다. 원고지 위로 몸을 숙이고 글을 쓰는 나를 보면 그는 항상 머리를 저었다. 「하느님 맙소사! 그렇게 글을 많이 써서 무얼 하겠다는 거예요? 싫증도 나지 않나요?」 다음에는 웃음소리가 뒤따른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0

커다란 도시에는 그날 부드럽게 비가 내렸다. 나는 문간 차일 밑에서 몸을 피하는 어린 소녀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물에 흠뻑 젖은 제비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팔았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보았지만, 이때쯤에는 차분해지고 지극히 행복했던 내 마음은 멀리 어느 사막에서 방황을 하던 중이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3

(그것이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머니의 그리스인 피와 아버지의 아랍인 피가 내 혈관 속에서 나란히 두 줄로 흐른다는 착각의 영향은 긍정적인 보람을 주어서, 나에게 힘과 기쁨과 풍요함을 베풀었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4

내 마음속의 애매한 예감이 확실성으로 변하는 순간 주변의 가시적(可視的) 세계는 질서를 찾고, 나의 내적이거나 외적인 삶은 두 선조의 뿌리를 찾아 서로 조화를 이룬다.

영혼의 자서전 (상) | 니코스 카잔차키스, 안정효 저

리디북스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661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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