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이 된 그는 캠퍼스에서 친숙한 인물이 되어 있었다. 계절과 상관없이 그의 옷차림은 언제나 똑같은 검은색 브로드클로스 양복, 하얀 셔츠, 스트링타이였다. 윗저고리 소매가 짧아서 손목이 불쑥 튀어나와 있고, 바지자락도 어색하게 겉돌았다. 마치 다른 사람의 제복을 빌려다 입은 것 같은 몰골이었다. - <스토너>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74372 - P19

그는 영문학 개론 강의를 다른 강의들처럼 대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저자들의 이름과 작품, 연대와 영향력 등을 모두 외웠는데도 그는 첫 번째 시험에서 거의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두 번째 시험결과도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교수가 숙제로 내준 작품들을 읽고 또 읽었다. 어찌나 많이 읽었는지 다른 강의를 제대로 준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그가 책에서 읽는 단어들은 그냥 단어일 뿐, 자신이 책을 읽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 <스토너>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7274372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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