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들러는 대공황 탓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석유 회사 여직원과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으며, 지나친 음주와 그로 인한 업무 태만으로 해고됐다고 한다. 당시 이미 그는 술을 지나치게 마시고 있었다.
실업자가 된 챈들러는 아내와 함께 크루즈를 타고 태평양을 돌다가 불현듯 소설을 쓰겠다는 데 생각이 미친다. 이때 나이가 44세였다.
펄프 매거진의 대표 주자였던 《블랙 마스크Black Mask》에 단편을 기고하기 시작한 챈들러는, 1939년 51세의 나이에 마침내 첫 장편 소설인 『빅 슬립』을 출간했다.
장편 소설 네 편을 발표한 후, 1943년에 제임스 케인의 소설을 각색하며 할리우드 생활을 시작한다.

-알라딘 eBook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중에서 - P15

챈들러를 이해하는 또 다른 축은 아내인 시시 챈들러다.
챈들러는 1924년에 결혼했으며 아이는 없다. 시시는 챈들러보다 무려 열일곱 살이나 연상이었지만 챈들러는 결혼 당시 시시의 정확한 나이를 알지 못했다고 한다. 시시 챈들러는 챈들러의 유일한 친구이자 아내이자 든든한 지원자였다.
1954년 시시 챈들러가 오랜 지병 끝에 사망한 후, 챈들러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 좀처럼 술을 끊지 못했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말년에 헬가 그린과 사랑에 빠져 약혼하기도 했지만 챈들러는 결국 그 결실을 이루지 못하고 사망했다.
생전에 그토록 명성을 누렸음에도 장례식에 고작 열두 명만 참석했을 정도로, 챈들러는 평생 주거지 없이 떠돌아다니며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았다. 혹은 그랬기 때문에 그토록 많은 편지를 썼는지도 모른다.

-알라딘 eBook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중에서 - P16

"그러나 이 비열한 거리로 한 남자는 걸어가야 한다. 그 자신은 비열하지도 않고, 타락하지도 않으며, 두려움도 없는 채로. (……) 만일 그 같은 사람이 많다면, 이 세계는 지나치게 따분하지 않으면서도 살아가기에 아주 안전한 공간이 되리라."
-「심플 아트 오브 머더」 중에서.

-알라딘 eBook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중에서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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