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란 결국 자력만으로는 차마 죽을 수 없어서 의료인 같은 제삼자에게 살인을 청부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연명의료 중단’에 대해선 슬슬 허용하는 쪽으로 법률을 가다듬었지만 적극적인 조력 자살에 대해선 ‘촉탁과 승낙에 의한 살인에 관한 형법으로 여전히 엄격하게 금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7306 - P350

프랑스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인간의 특성을 지성으로 보고, 기술을 연마하고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의 지성이 인류를 성공으로 이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 지성이야말로 인류사회를 해체로 이끌 가장 큰 위험 요소라고 봤는데, 만년의 베르그송에겐 양가성을 극복할 방법을 밝히는 것이 가장 큰 철학적 과제였다. 인류를 살리는 것도 지성, 괴멸시키는 것도 지성이라니.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7306 - P356

지성을 가진 도구의 인간, 호모 파베르가 그 지성으로 자살 도구를 고른다. 참으로 잔혹한 아이러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아이러니는 인간의 생사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등을 맞댔을 뿐, 사람의 생명과 죽음은 결국 한 몸통이고 그중 하나를 떼놓고는 절대 성립하지 않는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쉬지 않고 나아가는 것, 그것이 우리 인생, 인간 존재의 아이러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7306 - P357

나는 구름들을 보고, 또 하늘을 바라봅니다,
I see the clouds, Oh I see the sky,

모든 것이 이 세상 속에 선명합니다.
Everything is clear in our world.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7306 - P368

언젠가 어머니처럼 나에게도 아버지의 좋았던 기억만 떠오르는 날이 찾아올까? 자연의 섭리처럼, 청하지 않아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 밤의 장엄함처럼, 모든 왜소한 것이 사라지고 오직 사랑의 기억만이 나를 감싸는 그런 시간이 정말 찾아와 줄까?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7306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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