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시간 그 자체 말입니다.
공간과 시간은 가장 중요하면서도 발견하기 어려운 실존의 뼈대입니다.
인간의 모든 질문에 저항하는, 자연의 가장 수수께끼 같은 부분이죠.
이 문제를 생각하려면, 공간과 시간이 불연속적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작고 분리된 개체가 결합하여 우리가 인식하는 공간과 시간의 매끄러운 외관이 형성된다는 가능성을 허용해야 합니다.
그러한 가능성을100년 전에 과학자들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 P19

첫째, ‘수학은 논리학만은 아니다‘ 라는 사실입니다.
논리라는 건 어떤 실체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논리만으로 실체를 만들 수 없습니다.
순전히 논리적인 개념으로부터 수학을 만들어간다는 생각은 그릇된 관점입니다.
논리적이지 않은 수학도 있거든요. - P27

둘째, 수학만이 논리를 사용하는 학문은 아니라는 겁니다. - P28

수학數學은 양, 구조, 공간, 변화 등의 개념을 다루는 학문이다.
현대 수학은 형식 논리를 이용해서 공리로 구성된 추상적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수학은 그 구조와 발전과정에서는 자연과학에 속하는 물리학을 비롯한 다른 학문들과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
하지만 여느 과학의 분야들과는 달리, 자연계에서 관측되지 않는 개념들에 대해서까지 이론을 일반화 및추상화시킬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수학자들은 그러한 개념들에대해 추측하고, 적절하게 선택된 정의와 공리로부터의 엄밀한 연역을 통해서 추측들의 진위를 파악한다. - P32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에 관해 쓰여 있는 언어를 배우고 친숙해져야 하는데, 그 언어는 수학적인 언어다.
가령언어의 글자들은 삼각형, 원, 기하학적인 모양 들일 수도 있다.
이런 언어가 없이 우리는 우주를 한 단어도 이해할 수 없다.
이런것들을 모르고는, 이런 언어가 없다면 어두운 미로를 방황하는것과 같다. - P35

"사람들이 가끔 이(구조주의)를 굉장히 새롭고 혁신적인 것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것은 사실은 이중오류다.
첫째, 인문학에서도 구조주의와 같은 것이 르네상스 때부터 굉장히 많았다.
이보다 핵심적인 오류는 언어학이나 인류학 같은 데서 구조주의라고 하는 방법론은 자연과학에서 옛날부터 하던 걸 그대로 가져왔다는 데 있다." - P39

수학에서의 굉장히 중요한 발전이 이루어진 시기는 17세기 과학혁명의 시대였습니다. 이때 우리 인식의 여러 가지전환들이 이루어졌죠. 앞서 설명한 것처럼 그 가운데 ‘과학의 수학화‘ 에 속하는 현상과 발견이 많았습니다. 이 중 ‘페르마의 원리‘가 대표적입니다. - P44

그게 수학적 사고지요. 이렇게 지금 대화하면서 우리는 수를 다루지 않았지만, 수학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게 재미있는 원리라는 겁니다.
다시말해 페르마의 원리는 최적 시간, 그러니까 빛이 운동할 때,
빛의 경로를 택할 때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최적화 또는 최소화라고 표현합니다.
비슷한 뜻처럼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조금 다른 뜻으로 쓰입니다. - P48

그것이 바로 이 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습니다.
빛이 어떻게 판단을 하느냐.
그러니까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최단 거리라는 것을 빛이 ‘알고’ 간다는 것인데, 어떻게 빛이 아느냐‘, 이 문제는 철학적인 용어로는 텔로스Telos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텔로스는 목적, 본질이라는 뜻입니다. - P54

물리학은 피직스Physics, 형이상학은 메타피직스Meta-physics라고 하지요.
형이상학은 물리학이라는 말에 그리스어에서 기원한 접두사 메타Meta, 즉 ‘더 높은‘, ‘초월한‘ 이라는 의미가 덧붙어 있습니다.
메타피직스를 직역하면 ‘원초물리학‘ 정도가 되겠군요.
이 단어만 봐도 두 학문 사이의 갈등이 느껴지지 않나요?
페르마의 원리가 그랬습니다.
페르마의 원리는 정설로 받아들여져서 현대까지 이어지지만, 이후의 과학자들은 텔로스를 이용하지 않고 이 문제를 해명하려노력했죠. 이 발견을 계기로 텔로스에 의한 설명과 텔로스를이용하지 않은 설명의 차이가 분명해졌습니다. - P55

페르마의 원리는 1662년 편지 형식으로 처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이 페르마의 원리를 목적성이 없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건 1678년에 이르러서야 가능했다고 합니다. 설명 방식을 찾는 데 16년이 걸린 셈이죠. - P55

아이작 뉴턴Isac Newton의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보통 줄여서 ‘프린키피아Principia‘ 라고 부르는데, 이 책의 편찬을 17세기의두 번째 중요한 사건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 유명한 뉴턴의 운동법칙, 중력장 이론을 포함하여 조금 더 순수 수학적으로는 미분, 적분 이론을 수록하고 있거든요.
때문에 역사상 중요한 수학적 발견들의 가교이자 증폭제 역할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과학적인 방법론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수학과 물리학뿐 아니라 흙과 칸트를 통해 계몽주의 철학적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단연 현대 사상의 초석이라 할 만한 중요한 책입니다. - P59

그렇습니다. 멈춰 있는 것을 움직이게 하려면 힘이 필요하지만, 이미 움직이고 있는 건 그냥 놔두면 계속 움직이죠.
손으로 잡지 않더라도 멈추는 이유는 마찰의 힘 때문입니다.
뉴턴이 이를 정밀하게 표현한 말이 바로 ‘힘을 가하면 속도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바뀐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뉴턴의 운동법칙입니다.
"힘을 가하면 속도가 바뀐다."

수수께끼를 푼 것 같은 기분입니다.
속도가 바뀌는 양을 우리는 ‘가속도‘ 라고 배웠습니다.

방금 말한 뉴턴의 운동법칙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A) 힘을 가하면 가속도가 생긴다. - P61

같은 힘을 가한다고 생각하고 큰 물체를 밀 때와 작은 물체를 밀 때를 비교해보면, 작은 물체가 가속도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수 c는 물체에 의존하는 양입니다.
물체 하나가 주어지면 그 물체에 가하는 힘과 가속도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례상수이지만 또다른 물체에 대해서는 다른 c 값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a=cF 관계에서 F를 고정시켰을 때 물체가 작을수록 a가 커지니까 물체가 작으면 c가 커져야 합니다.
물건의 크기를 m이라 놓고 나서 뉴턴은 C=1/m일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물건이 작아질 때 c가 커지게 되는 가장 간단한 관계입니다.
그래서 뉴턴의 운동 법칙은 결국 a= 1/mF, 더 흔히는 이렇게 씁니다.
F=ma - P64

자, 조금 더 순수 수학적인 얘기로 넘어가면, 뉴턴이 가속도 때문에 발견한 개념이 바로 ‘미분과 적분 입니다.
이속도가 변하는 정도를 정확히 수학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미분입니다. 미분이란 변하는 정도를 재는 것입니다. 속도의 미분은 바로 가속도인 것이죠.

적분은 어떻게 착안한 개념인가요?

적분도 바로 중력법칙과 관련이 깊습니다.
뉴턴은 2개의 물체 사이에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고민했습니다.
결국 뉴턴이 발견한 사실은 이것이었습니다.

(g) 중력은 질량이 커질수록 커지고 거리가 커질수록 작아진다.

중력법칙이면 만유인력의 법칙을 이야기하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이 법칙을 통해 우리는 왜 달과 같은 위성이나 혜성이 타원운동을 하는지를 정밀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뉴턴이 어떤 방식으로 중력법칙을 정밀화했는지 그 과정을 한번 직접 밟아보도록 합시다. - P67

F=mM/r²

여기서 정확히 설명은 안 하겠지만 분모 r²는 반지름 r인 구의 표면적 공식 4ㅠr²의 r²와 같습니다.
참, 보통은 앞의 공식에 상수 G를 하나 더 넣어서 이렇게 씁니다.

F=G x mM/r²

중력은 mM/r²과 정확히 같은 것이 아니라 역시 또 ‘비례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자꾸 비례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이 모든 양을 측정해서 수로 표현할 때 우리가 단위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무게 단위인 킬로그램kg을 사용할 때 성립하는 등식이 있다고 합시다. 여기서 숫자는 그대로 두고 단위를 그램g으로 바꿔 사용하면 등식이 성립할 수 없겠죠.
항상 등식이 성립하게끔 단위를 강제로 결정해버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례한다‘는 개념만 등식으로 표현하고 단위에 따라 상수 G를 바꾸어가는 관례를사용하는 것입니다. - P71

행성의 운동에 대해 어떤 설명을 했습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케플러의 3대 법칙이었습니다.
긴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태양계의 천체물들의 궤적을 타원, 포물선, 쌍곡선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는 법칙이 가장 유명합니다.
또 행성들의 주기와 태양으로부터의 거리 사이의 교묘한관계도 있었습니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주기2(제곱) /거리3(세제곱) - P73

그렇습니다. 지구나 달의 각 표면에 굉장히 연속적으로 분포한 점과 점들끼리 사방에서 끌어당기는 이 모든 중력을 다 더해야겠죠? 양쪽에서 다 똑같이 끌어당기고 있으니까요.

여기에서 ‘연속적으로 더해준다‘는 개념이 바로 적분입니다.

정량적으로 모든 등식을 이용해서 중력장 등식과 힘을재는 등식, 운동법칙 등을 다 감안하여 적분을 해주면, 결국 달의 중간에서 지구의 중간 사이의 거리만 재면 된다는 결과를 도출하게 됩니다.
(이미 이 사설을 위에서 사용했는데 혹시 알아차리셨나요?)
지금은 당연하게 이 공식을 활용하지만, 처음에는 전혀 당연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거리를 재라는 거냐‘ 같은 질문에 먼저 답하지 않으면 지구와달 사이의 중력법칙을 구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자연스레 적분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죠. - P75

지금까지 설명한 굵직한 이론들 외에도 뉴턴의 《프린키피아》에는 재미있는 내용이 참 많은데요, 특히 뉴턴이 책을서술하는 형식을 주목해볼 만합니다.
서술 형식을 보면 완전히 수학책처럼 쓰여 있습니다.
정의, 정리, 보조정리, 증명, 정의, 정리, 보조정리, 증명으로 가득 차 있거든요.
요즘 나오는물리학책보다 훨씬 더 수학적으로 쓰여 있다는 점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17세기에 쓰인 책이 이런 형식을 갖춘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요인은 17세기 영국이 아직도 르네상스 시기였다는 점입니다. 르네상스 시기는 고대문명의 재발견을 강조한 시기였고, 이를 토대로 학문과 문화를 완성하려는 움직임이 강했습니다.
그 당시에 과학적인 관점을 세우고, 이를 체계적으로 전개하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고대 문헌이 있었습니다.
바로 체계적인 사상 전개법에 대한 대표적인 문헌인 유클리드(에우클레이드)의 《기하학 원론 The Elements of Geometris》입니다. - P76

유클리드 기하학은 처음으로 ‘공리公理‘ 라는개념을 창안하여 도입한 이론입니다.
이 ‘공리‘ 라는 단어를기억하시길 바랍니다.
‘하나의 사실에 대해 증명하지 않고기정사실로 받아들일 때, 이를 기초로 다른 이야기를 진행할수 있다. 공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전개될 내용도 전혀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며, 이 공리가 맞다고 상정하면 앞으로 나올 결론들도 맞다고 여길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공리적인 사고체계입니다.
유클리드는 《기하학 원론》이라는 책을 통해 기하학에 대한 5개의 공리를 만들고, 그다음에 그공리만 이용해서 여러 가지 증명을 전개했습니다.
가정과 공리만 사용해서 결론을 이끌어낸 이 책은 당시 서구세계에 굉장히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 P77

‘적당한 답의 틀satisfactory framework for finding the answer’.
어떻게 보면 우리 인생에서 어려운 질문들은 다 그런 식의 질문들이에요.
인생의 의미가 뭐냐고 물어보면, 처음에는 답을 모르죠.
이런 종류의 질문은 사실 답을 모르는것‘ 이상으로 더 난해합니다. 답을 모를 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답을 원하는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 P80

그렇죠. 뉴턴 이론에서 빠진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어떻게 전달되느냐" 의 문제였습니다.
완전히 같은문제라고 할 순 없지만 앞에서 얘기한 과학의 목적성, 즉 텔로스의 문제와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어요.
다시 말하면 ‘어떻게 전달되느냐‘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여기에서 움직이는 걸 저쪽에서 ‘알고 있기’ 때문에 힘이 전해지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지구와 달도 마찬가지죠. 지구가 움직인다고 달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은 마치 지구와 달이 서로의 존재를알고 있어야 가능한 설명 같지 않습니까? - P82

17세기의 세 번째 큰 발견은 페르마와 같은 시기에 활동한 데카르트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데카르트는 《방법서설Discours de la Méthode)이라는 책에서 "나는 생각한다, 고로존재한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특별한부록이 3개나 붙어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중 하나는현대 수학의 토대라고 할 만한 중요한 발견을 다룹니다.
정작 당사자인 데카르트는 오늘날 우리가 많이 인용하는 앞부분의 철학적인 내용은 일종의 예비 작업이고, 뒤에붙은 부록을 더 심각하게 여긴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지금의 과학자들은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겁니다. 현대 과학과는 다른 형식의 언어로 서술하고 있으니까요.
이 3개의 부록 중 하나인 기하학‘은 과학사에 굉장히중요한 영향을 미친 아이디어를 담고 있습니다.
바로 좌표의발견이었습니다.
평면상의 점을 설명하기 위해 X축과 Y축이라는 직각선을 그리고, 그 점에서 각 축까지의 거리를 나타내는 수의 쌍으로 위치를 설명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P라는 점이 있다면 P의 좌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P=(x, y) - P86

P=(x, y)

좌표는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표현법입니다.
데카르트가 바로 이 표현법을 만들어냈는데, 이는 인류의 역사에서, 그리고 수학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기하학을 대수적인 방법, 즉 언어로 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개념적 틀이 여기서부터 나왔기 때문입니다.
거의 같은 시기에 페르마도 좌표계 이론을 만들었지만 후대에 미친 영향은 데카르트의 글이 더 큰 것 같습니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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