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게.

 

나는 책에 단단히 빠졌어.

남들 앞에서도 책을 읽어.

무슨 물건이든 책갈피로 써.

허구와 현실을 혼동해.

도서관 연체료 미납자로 수배 중이야.

아이들 책을 훔쳐 읽곤 해.

살짝 신비스러운 리얼리즘이 좋아.

오래된 책 냄새가 좋아.

글 안 써지는 병의 특효약을 찾아 헤매고 있어.

문장부호에 신경을 많이 써.

고전을 읽고 말 거야(언젠가는).

‘국민 소설’이 될 작품을 쓰고 있어.

항상 노트를 가지고 다녀.

글을 쓰지 않으면 못 살아.

그래서 말인데…

 

책 좀 빌려줄래?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2028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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