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동물로부터 취한 그 무엇도 먹지 않는 비건도 있지만, 유제품을 먹는 락토 채식, 달걀을 먹는 오보 채식, 유제품과 달걀을 먹는 락토 오보 채식, 생선과 해산물을 먹는 페스코 채식, 심지어 닭고기까지 먹는 세미 채식,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육식과 채식을 오가는 플렉시테리언, 덩어리 고기는 안 먹고 고기 고명이나 육수까지는 먹는 ‘비덩주의(非덩어리주의)’까지.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36
전 세계에서 재배되는 콩의 80%가 축산 사료로 쓰인다. 1인분의 소고기 또는 우유 한 잔을 위해 스물두 명의 사람들이 먹을 콩과 옥수수가 사료로 소모된다. 게다가 방목지와 사료 작물 재배를 위해 야생 숲이 파괴되고, 사료용 유전자조작 작물로 다른 식물들의 유전자가 오염되고, 메탄가스가 일으키는 온난화로 숲이 고사하는 것을 생각하면 식물을 보호하기 위해 동물을 먹는다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39
전에는 버리던 뿌리, 줄기, 껍질도 적극 활용한다. 마크로비오틱 요리에서 이렇게 식물의 전체를 활용하는데, 영양가가 풍부한 부분들을 버리는 게 아깝고 전체를 활용했을 때 맛이 더 좋다는 걸 알게 됐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41
얇게 썬 마에 통밀가루 반죽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서 팬에 구우면, 정말 고소하고 맛있는 마 크로켓이 된다. 카레에 마 가루를 조금 넣으면 걸쭉해지고 영양도 풍부해진다. 자메이카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의 영양식으로 알려진 마는 힘과 에너지를 주는 식물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42
19세기 초, 시인 퍼시 셸리는 채식의 ‘다운사이징’ 미덕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육식을 하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은 정치 경제적으로 성립되어 있는 복잡한 습관을 단순화시킨다. 육식에 의존하는 사람은 자신(의 건강)과 1에이커 분의 곡식을 생산하는 토지를 파괴해야 한다.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영양분은 소의 사체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열 배나 더 많을 수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45
이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전 세계 사람들이 지금부터 비건이 된다면 2050년까지 기후변화를 80% 막을 수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45
무엇을 먹느냐는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이다. 무엇을 먹느냐는 사적인 일 같지만 공적이고 사회적이며 정치적인 일이다. 내가 어떤 세상, 어떤 가치를 지지하는지를 놓고 참여하는 ‘투표’다. 이 투표가 중요한 이유는 하루 세 번, 인류 전체가 참여하는 투표이기 때문이다. 매일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는 이 거대한 투표에 따라, 지구라는 배에 동승한 모든 승객들의 삶의 질과 생존 여부가 달라진다. 모든 지구인이 유권자인 이 투표에서 채식을 지지하는 것은 비폭력, 평화, 생명의 편에 서는 일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47
왜 작가 메리 셸리는 피조물을 채식주의자로 설정했을까? 《프랑켄슈타인》에는 과학으로 자연을 통제하고 조작하려는 계몽주의적 세계관에 대한 성찰과 함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하며 자연과의 조화롭고 합일된 삶을 추구했던 19세기 채식주의 세계관이 담겨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49
19세기에 베지테리언이라는 말이 고안되기 전까지 서구에서는 채식을 ‘피타고라스식 식사’라고 했다. 그리스의 위대한 수학자이자 철학가였던 피타고라스는 채식인이었다. 영혼 불멸과 모든 생명의 연결성을 믿으며 이상적인 인간형을 추구했던 피타고라스가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세웠던 학교에서는 육식과 물질주의가 금기였고 동물을 사냥한 모피도 허락하지 않았다. 피타고라스의 채식은 이후 철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51
이어서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소박한 식사에 만족하지 못하면 동물을 사냥하게 되고, 그 수요가 늘면 가축 사육이 시작되고, 땅이 부족해지고, 마침내 폭력과 전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며 육식의 폐해를 설파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53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성 가운데 한 사람이 무려 2,500년 전에, 육식이 일으킬 질병, 토지 분쟁, 변호사와 의사의 난립, 불평등한 사회 권력, 전쟁을 예측했다니 놀랍지 않은가. 인류는 소크라테스의 충고를 따르지 않았고, 그가 예측한 시나리오는 불행히도 21세기에 현실이 되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55
존 레논, 밥 딜런 같은 예술가, 영화배우 나탈리 포트만, 알리시아 실버스톤, 조니 뎁, 브래드 피트, 임수정, 영화배우이면서 환경운동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침팬지 학자 제인 구달 등 ‘역사와 동시대의 셀렙’ 들이 채식을 선택했다. 공통된 이유는 채식이 인류의 영적 성장은 물론, 이 작은 행성에서의 생존과 평화에 기여한다는 믿음이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고 풀만 먹는 음식 취향이 아닌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61
채식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베지노믹스Vegetarian+Economics’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72
대체 육류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식물을 이용한 고기, 다른 하나는 진짜 육류의 세포를 배양해서 만든 실험실 배양육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72
구글이 3,000억 달러에 인수를 제안하며 눈독을 들였지만 거절한 것으로 알려진 ‘임파서블 푸드’다. 100% 식물성 재료로 고기의 맛, 질감, 색감을 완벽하게 재현하는 임파서블 버거는 기존 육류와 구분하지 못할 정도의 맛을 자랑하면서도 콜레스테롤은 없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73
기존 육류업계도 식물성 대체 육류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데, 세계 최대 공장식 축산기업 타이슨 푸드가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건 패티를 출시했고 맥도날드 역시 식물성 버거인 맥비건을 출시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73
그러니까 수입과 자본 의존에서 벗어나 ‘자급자족의 힘’으로 기른 식물을 먹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가장 지속 가능한, 가장 미래 지향적인, 그리고 가장 저렴하고 건강한 채식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75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석면, 담배와 같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햄, 소시지 등의 가공육과 ‘2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붉은 육류가 학교 급식에 거의 매일 포함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82
"감자 1kg을 생산하려면 물 500ℓ가 필요해. 같은 양의 소고기를 만들기 위해선 물이 150,000ℓ가 필요하단다. 감자보다 소고기에 몇 배의 물이 더 필요하니? 그리고 100억 명의 사람들이 각자 1kg의 소고기를 먹기 위해선 지구에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하겠니?"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85
엘리자베스 피셔는 《여성의 창조 : 성적 진화와 사회의 형성Woman’s Creation: Sexual Evolution and the Shaping of Society》이라는 책에서 "인간이 동물의 생식을 조종하기 시작하자 잔인성과 죄책감, 그 이후 무감각으로 이어지는 관행들에 더 익숙해지게 되었다. 이러한 동물에 대한 지배가 인간 노예화, 특히 번식과 노동을 위해 여성을 착취하는 모형을 만든 것 같다"고 말한다. 피셔는 동물을 착취하고 종속시키는 폭력이 여성에 대한 남성의 성적 지배의 길을 닦았고, 가부장적인 사회 구조 안에 고도의 억압적 통제를 만들어냈다고 본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91
《영원한 트레블링카Eternal Treblinka》라는 원제의 책 《동물 홀로코스트》는 ‘동물과 약자를 다루는 나치식 방식에 대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저자 찰스 패터슨은 역사와 홀로코스트에 대한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동물에 대한 착취와 인간에 대한 착취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음을 밝힌다. 그가 역사에서 발견한 패턴은 이렇다. 먼저 인간이 동물을 노예화하고 착취한다. 인간은 동물에게 했던 행동을 다른 사람들에게 한다. 강자 인간이 약자 인간을 대하는 폭력은 다시 동물에게 반복된다. 폭력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계속된다. 저자는 폭력의 뿌리를 쫓아 1만 1천 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95
작가 아이작 싱어는 말했다. "동물과의 관계에서 모든 사람들은 나치이다. 그 관계는 동물들에게는 영원한 트레블링카이다." 트레블링카는 폴란드에 있었던 나치 수용소일 뿐 아니라, 제도와 관습의 이름으로 비인간 동물을 착취하는 인류의 현재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598
채식인 어린이의 인권은 물론, 모든 어린이의 건강권을 위해,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도 현재의 육류 편향 급식은 채식 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6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