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8개월간 30개국에서 8,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755명이 숨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스’의 원인은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야생 사향고양이의 몸에 살던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킨 경우다.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거래하는 중국 광둥성의 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사향고양이, 너구리, 흰족제비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채취해 사스 바이러스와 비교한 결과 유전적으로 99.8% 동일하게 나타났다.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이용한 인간의 욕망이 사스의 원인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4
‘중동판 사스’로 불리는 메르스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의 한 종류이다. 원인으로 낙타가 지목되지만, 낙타에게 바이러스를 옮긴 것은 박쥐라는 연구도 있다. 서식지가 파괴되어 먹을 것을 찾으러 인간의 마을까지 접근한 박쥐가 낙타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5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수십만 명을 죽인 무시무시한 에볼라 역시, 감염된 원숭이나 과일박쥐와 접촉하여 옮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후 사람 대 사람 감염이 가능하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5
의학 인류학자들은 인류가 경험한 질병을 크게 세 가지 시기로 나눠 이야기한다. 첫 번째 시기는 야생동물을 가축화한 1만 년 전. 야생에서 살던 동물들을 소유하고 길들이기 시작하면서 질병도 같이 들어왔다. 소와 양을 가축화할 때 홍역 바이러스가, 야생돼지를 가축화할 때 백일해가, 낙타를 가축화할 때 천연두가 같이 들어왔다고 알려져 있다. 닭을 가축화하면서 장티푸스를 얻었고, 오리를 가축화하면서 독감에 걸렸고, 나병은 물소에게서, 일반 감기는 말에게서 왔다고 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6
두 번째로 찾아온 인류 질병의 큰 시기는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시작됐다. 당뇨, 비만, 심장병, 암 등 ‘문명의 질병’이라 불리는 질병들이 만연했다. 하지만 적어도 전염병만큼은 20세기 중반에 끝났다고 생각했다. 페니실린 덕분이다. 소아마비와 천연두를 박멸했다. 전염병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7
세계의 질병 전문가들은 오늘날의 공장식 축산이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을 모아 증명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진화 전문가인 얼 브라운은 "고밀도 닭 사육은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변이를 위한 완벽한 환경"이라고 말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39
값싼 제품을 소비하겠다는 우리의 욕망이 결국 새로운 인수공통전염병을 만들고 그로 인한 피해는 우리가 받게 되는 거죠.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어요.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41
군인들의 상태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로 진단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극심한 스트레스(정신적 외상)를 경험한 후 활동이 힘들 정도의 불안, 분노, 우울, 수면 장애, 과민,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심리적 반응 상태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54
이러한 연관성은 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카르마)’이자 ‘인과응보’이고, 기독교식으로 말하면 ‘뿌린 대로 거두리라’이며, 심리학적으로 말하면 ‘그림자 원형’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56
한국처럼 좁은 국토에 인구가 밀집한 네덜란드는 1ha(3,025평)당 5.1마리의 돼지를 키우는데, 한국은 같은 면적에 비육돈 무려 1만 2,500마리를 키운다. 덴마크도 같은 면적에 네덜란드와 같은 5.1마리, 독일은 7마리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축 사육 밀도가 가장 높은 나라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75
페니실린의 개발로 인류는 세균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이후 세균은 항생제를 따돌리며 돌연변이를 일으켰고, 그때마다 인류는 새로운 약을 개발해냈고, 세균은 다시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세균도 생명이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해온 것이다. 현재 스코어, 세균은 인간을 추월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78
이상 기온과 미세먼지는 제트기류Jet Stream가 온난화로 인해 약해진 것과 연관이 있다. 제트기류는 북반구 상부의 지상 높은 곳에서 부는 공기의 흐름, ‘바람의 강’이다. 그런데 북극 빙하가 녹으면서 제트기류가 약해졌다. 대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자 북반구의 열기가 정체되고, 여기에 바닷물 온도까지 오르면서 폭염이 발생한다. 반대로 겨울에는 제트기류가 북극의 강한 한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해왔는데,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약해져서 남쪽으로 처지고 이때 북극 한기를 끌고 내려온다. 이 때문에 북반구 일대에 한파가 몰아치게 된다. 제트기류, 즉 바람의 강이 약해지거나 끊어지면서 폭염, 한파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미세먼지도 심해진다. 대기 정체로 인해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3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1%에 달한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 <축산업의 긴 그림자>에서는 축산업이 세계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왔는데, 3년 뒤 2009년 월드워치연구소는 축산업이 51%를 배출한다고 밝혔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4
가축의 트림, 방귀 등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 더 강력하게 온난화를 일으킨다. 가축 배설물에서 나오는 산화질소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더 강력하게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4
해양 생명의 25%가 산호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산호는 바다 생태계의 근원이다. 산호는 암을 퇴치하는 신약의 원료이다. 또 산호는 태풍으로부터 육지를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산호는 동물이면서도 자신의 조직 내 미세조류를 이용해서 광합성을 하는 신비로운 생명체이다. 그래서 산호는 이산화탄소, 즉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온난화 때문에 산호가 죽고, 산호가 죽음으로써 이산화탄소 흡수가 줄어들어 더욱 온난화가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8
가축이 배설한 축사 내 분뇨, 농경지에 뿌려지는 퇴비, 액비 속 암모니아가 대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 결합해 초미세먼지로 뭉쳐지는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88
월드워치연구소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인간의 미래를 위협하는 거의 모든 환경 파괴 유형 중에서도 축산업 부문이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졌다. 삼림 파괴, 지표층 침식, 청정수 고갈, 대기 및 수질 오염,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사회 부정의, 지역사회 불안정, 질병 만연 등이 모두 이 부문과 관련되어 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0
세계 3대 의학저널 중 하나인 <란셋THE LANCET>은 2009년, 55명의 과학자들이 1년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의 목표인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80%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50%를 감축해야 하는데, 축산 동물의 수를 30% 감소시키고 육류 소비를 줄이면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아울러 심장마비 등 각종 질병이 줄어 국민 건강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였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1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채식"이라고 강조했으며,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육식을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1
45억 5,000만 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라는 별에서 수백만 년의 시간을 거치며 진화한 위대하고 아름다운 생명 공동체가 단지 100년도 채 안 되는 찰나에 막장으로 치닫는 것은 결코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392
작은 일 하나를 결정할 때도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 미래의 7대 후손까지 아무 문제가 없을지를 살피고 결정하는 것이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삶의 철학이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407
연어의 씨를 말리는 건 산업적 어업과 스포츠 연어잡이의 남획, 지구온난화, 벌목으로 인한 계곡 수온의 상승 등인데, 연어 양식이 원인이라는 연구도 있다. 바다판 공장식 축산인 양식장에서 발생한 어떤 바이러스가 야생 연어에게도 영향을 미쳐 심장마비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407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사장, 검은 숲에 걸려 있는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까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대지에서 일어나는 일은 대지의 아이들에게도 일어난다. 사람이 삶의 거미줄을 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 사람 역시 한 올의 거미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가 거미줄에 가하는 모든 행동은 반드시 그 자신에게 되돌아오기 마련이다. 대지는 인간에게 속한 것이 아니며, 인간이 오히려 대지에게 속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안다.
세상의 마지막 나무가 베어지고, 마지막 강이 더럽혀지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힌 뒤에야 그대들은 깨달을 것인가. 돈을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8426 - P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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