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주의의 반대편에서 우리는 종교라는 이름을 꺼리는 투쟁적인 분파들을 만난다. 북아일랜드에서 구교도와 신교도는 ‘민족주의자’와 ‘왕당파’라고 완곡하게 표현된다. ‘종교’라는 단어 자체는 검열을 거쳐 집단이라는 말로 바뀌어 ‘집단 간 전쟁’으로 표현된다. 이라크는 2003년 영국과 미국에게 침략당한 후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간 내전 상황에 이르렀다. 그것은 명백히 종교 갈등이다. 하지만 2006년 5월 20일자 〈인디펜던트(Independent)〉 지는 일면에서 그것을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라고 불렀다. 여기서 ‘인종’이라는 말도 완곡어법에 해당한다. 우리가 이라크에서 보는 것은 ‘종교 청소’다. 인종 청소라는 말은 원래 구유고슬라비아의 상황을 언급할 때 쓰인 것인데, 당시에도 동방정교회 소속의 세르비아인, 가톨릭계인 크로아티아인, 이슬람계인 보스니아인이 관여된 종교 청소를 가리키는 완곡어법이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67

늘 그렇듯이 종교는 으뜸패다. 어느 미술 동호회가 인상주의나 초현실주의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환각제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는 사실을 법원에서 변론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러나 한 교파가 똑같은 필요성을 주장하자 한 나라의 최고 법원은 그들의 주장을 지지했다. 그것이 종교가 부적으로서 지닌 힘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69

나는 신 가설을 더 방어할 수 있는 형태로 정의할 것이다. 즉 그것은 "우주와 우리를 포함하여 그 안의 모든 것을, 의도를 갖고 설계하고 창조한 초인적, 초자연적인 지성이 있다"라는 가설이다. 이 책은 그 가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견해를 옹호할 것이다. 즉 "무언가를 설계할 정도로 충분한 복잡성을 지닌 창조적 지성은 오직 확장되는 점진적 진화 과정의 최종 산물로 출현한 것이다"라는 견해 말이다. 진화된 존재인 창조적 지성은 우주에서 나중에 출현할 수밖에 없으므로, 우주를 설계하는 일을 맡을 수 없다. 이 정의에 따르면, 신은 망상이다. 그리고 앞으로 드러나겠지만, 그것은 유해한 망상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89

다신교에서 일신교로의 변화가 왜 진보라고 가정되어야 하는지 영문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가정은 널리 받아들여져 있다. 그 가정에 자극을 받은, 《내가 이슬람교도가 아닌 이유》의 저자 이븐 와라크(Ibn Warraq)는 재치 있게도 다음에는 일신교에서 신이 하나 더 삭제되어 무신론이 될 것이라고 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91

물론 포교를 자선 단체의 존립 근거로 삼는 행위는 완전히 포기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그러면 사회에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교회가 비과세의 헌금을 긁어 들이고 이미 먹고살 만해진 텔레비전 복음 전도사들이 지겨울 정도로 번지르르해지는 미국에서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627202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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