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언급되었던 것처럼, 뉴욕 마라톤은 뉴욕 시의 다섯 행정구역을 모두 통과하지만 스태튼아일랜드 부분은 약간 억지다. 반복적으로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대기시간 대부분을 포트워즈워스에서 보내는 것이 맞긴 하지만 레이스가 시작되면 첫 1마일에서 베라자노–내로스 교를 통해 스태튼아일랜드를 즉각 벗어나게 된다. 다리 위를 달리면서 나는 스태튼아일랜드가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이 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동시에 의욕이 펑펑 솟았다. 뉴욕 시의 다섯 구역 중 하나를 이미 완주했는데도 다리에는 여전히 활력이 있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340

컵을 받을 때마다 "고마워요"라고 말하려고 애썼지만 레이스가 진행됨에 따라 감사의 표현은 헐떡임의 불협화음과 죽는 순간의 꿀럭거림 속에서 사라진 것 같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828787 - P346

인류의 상냥함이 나와 내 동료 참가자들을 굽어살피고 계셨던 것이다. 응원하러 나온 낯선 사람들이 젖꼭지에 바르라며 러너들에게 바셀린을 묻힌 아이스 바 막대기들을 건네고 있었다. 마라톤은 인생을 긍정적으로 보게 만드는 행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 나의 젖꼭지를 걱정하는 그 순간에 전해지는 우주적 하나됨의 느낌에는 미처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나는 훗날 바셀린이 담긴 공업용 드럼통을 들고 브루클린 주변을 걸어다니며 보행자들에게 그들의 젖꼭지에 대해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어떤 나쁜 일도 생기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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