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느 건물 지하의 오래된 가게에서 떡볶이를 먹으며 어른이 된 사람들을 생각했다. 그들 중 어떤 어른들은 자신들이 먹고 자랐던 음식을 다시 찾아 먹으며 자신을 닮은 자식을 품고 조용히 엄마와 아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어떤 어른들은 이미 그 과정을 지나 가족이라는 모습으로 다시 이곳을 찾고 있다. 이 작은 가게에서 얼마나 커다랗고 아름다운 것이 쑥쑥 뻗어나가고 있는지 김경숙 씨는 알고 있을까.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0733 - P163
다 좋아한다는 말의 평화로움은 지루하다. 다 좋아한다는 말은 그 빈틈없는 선의에도 불구하고 듣는 사람을 자주 짜증나게 한다. 또한 다 좋아한다는 말은 하나하나 대조하고 비교해가며 기어이 베스트를 가려내는 일이 사실은 귀찮다는 속내가 은은하게 드러나는 제법 게으른 말이기도 하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0733 - P195
르포르타주 『당선, 합격, 계급』이라는 책에서 온갖 문학상을 싹슬이하는 본인을 ‘나, 장강명’이라고 간능스럽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던 나는 이 책에서 ‘나, 신수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장강명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0733 - P197
아무 떡볶이나 잘 먹으며 살아온 평화롭고 단조로운 나의 인생 가운데 조금 재미있게 느껴지던 몇몇 순간들의 기록이 당신에게도 재미있게 읽히기를 요행하며 이 글을 썼다.
예전부터 무라카미 하루키(작가)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렇게 맥주가 당기곤 했다. 그의 책을 읽고 도저히 못참겠는 기분으로 캔맥주를 쩍, 하고 딸 때마다 이것이야말로 참 착실한 리뷰가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아마도 나에게 있어 이 책의 최고의 리뷰는 이 책을 읽고 난 당신의 바로 다음 끼니가 떡볶이가 되는 일일 것이다.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60733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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